유로존 위기에 독일도… 신용강등 첫 수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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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건존스 “회수못한 대출 많다” ‘AA-’서 ‘A’로 한단계 내려
무디스 등 3대사 추가 조치 주목

국제신용평가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이건존스가 유럽 경제 강국인 독일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계단 강등했다. 유로존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가 현재 독일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가운데 랭킹 4위인 이건존스는 26일 독일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AA―’에서 ‘A’로 한 계단 낮췄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앞으로 상황에 따라 추가 강등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건존스는 “그리스나 유로존 다른 국가들이 유로존을 떠나는 것과 상관없이 독일은 막대한 규모의 추가적인, 회수 불가능한 대출을 안고 있다”며 “유로존의 위기를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독일의 국가부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등 배경을 밝혔다. 이건존스는 독일 정부의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대출 규모가 약 7000억 유로(약 101조 원)이고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올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89%에서 114%로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독일의 은행권이 유로존 회원국에 빌려준 부채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아직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독일 경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은 25일 독일 재무부의 내부조사 결과를 통해 유로존이 붕괴하면 독일 경제가 위축돼 독일이 유로존 지원에 나서는 것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건존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만큼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최근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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