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18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에 찬성해온 신민주당이 승리하면서 크게 반등한 덕분에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짭짤한 재미를 봤다. 특히 상승장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 레버리지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KODEX레버리지ETF는 전 거래일보다 3.83%나 상승했다.
레버리지 펀드 및 ETF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지수 등락보다 일정 비율로 더 높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예를 들어 삼성KODEX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상승할 때 2% 수익이 나고, 1% 하락할 때 2% 손실이 발생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지수가 상승할 때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초과 손실이 발생한다.
○ 레버리지펀드, 초과수익 기대 모아
시장이 상승할 때 ‘초과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펀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코스피가 하락과 횡보를 거듭하던 4∼5월, 주가의 하락폭이 가팔랐던 만큼 앞으로의 ‘반등 가능성’도 클 것이라 점치는 자금들은 레버리지 펀드와 ETF로 꾸준히 모여들었다.
돈이 몰리면서 신규 레버리지 펀드도 등장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상승장을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을 미리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자산운용이 4월 말 새롭게 내놓은 ‘스마트레버리지펀드’는 시장이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면 증시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면 증시 노출을 늘리며 일반적인 시장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채권혼합형, 인덱스, 레버리지인덱스펀드를 한 펀드 안에서 모두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시장 상황에 따른 레버리지 조절은 ‘V-KOSPI200지수’를 활용한다.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KOSPI200지수는 증시가 얼마나 출렁거렸는지 수치화한 것으로 KOSPI200지수와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 이 지수로 주식시장에 대해 불안정, 일반, 안정이라는 시그널을 잡고 그에 따라 펀드의 레버리지 비율을 0.3배, 1.0배, 1.8배로 조절한다.
시장의 대표 레버리지 펀드는 2009년 6월 설정된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 펀드다. 출시 3년 만에 설정액 8500억 원을 넘기며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성과도 좋다. 3년 수익률이 62.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성과(37.6%)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 이 펀드는 5월 한 달 동안 11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레버리지 펀드에 쏠리는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유리자산운용도 ‘3대그룹대표 1.5배레버리지펀드’를 지난해 말 내놓았고 하나UBS자산운용도 ‘파워 1.5배 레버리지인덱스’를 선보여 현재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ETF 시장은 수수료 인하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4월과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당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TIGER200증권상장지수와 KRX100증권상장지수 보수율을 각각 0.15%와 0.22%로 낮춘 데 이어 ETF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 보수 인하에 동참했다. 삼성자산운용은 1일부터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 ETF 보수율을 0.93%에서 0.79%로 인하했다.
○ 본격적인 상승장 낙관하기엔 일러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그리스 총선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긴 했으나 아직 스페인 국채금리가 고공비행을 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을 점치기엔 이르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가능성 등 외부 변수를 지켜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다시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상승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펀드에서는 언제든 뭉칫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실제로 3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레버리지 펀드의 인기는 주춤했다.
기대수익이 높아지는 만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때 유의해야 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은경 펀드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 펀드는 말 그대로 ‘지렛대 효과’를 주기 위해 이용하는 상품”이라며 “기초자산의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펀드의 성과가 움직이도록 설계된 만큼 위험이 높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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