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희비 엇갈린 美은행

  • 동아일보

대형銀 ‘모기지 재융자’ 덕에 추가수익 챙겨
지역銀, 규제강화-수익성 악화로 매물 속출

미국의 대형 은행과 소규모 지역 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업 전체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대형 은행들은 정부가 도입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재융자 프로그램(HARP)’ 덕에 대출 수요가 늘어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소규모 지역 은행들은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악화로 잇달아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2009년 HARP를 처음 도입했으며 지난해 10월 추가 지원책을 내놓았다. 주택 소유자들이 기존 고금리의 모기지를 금리가 더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고 대출 가능 금액도 집값의 125%로 높일 뿐만 아니라 대출 기간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노무라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HARP 덕분에 미 은행업계가 120억 달러를 추가로 대출해 주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새로 발생한 주택담보대출 수익은 대부분 대형 은행들이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웰스파고은행이 3월 말 현재 이 중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JP모건체이스가 10% 이상 차지했다. 이 두 은행과 US뱅크코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5개 대형 은행이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HARP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받은 사람보다는 기존 대출을 갈아탄 사람이 훨씬 많아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던 대형 은행들에 대부분의 수혜가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역에 기반을 둔 소규모 은행들은 수익 악화로 잇달아 매물로 나오는 지경이다. 은행업계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올해 들어 최근까지 90건이 넘어섰다고 WSJ은 전했다. 지금까지 은행 거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7년으로 286건이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소규모 지역은행도 위험에 대비해 충분한 자본을 쌓도록 한 은행 자본규제안인 바젤3를 준수하도록 명령했다. 이 같은 규제 강화는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커뮤니티뱅크들을 매물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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