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스턴 스페이스사는 한 주에도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을 쏘아 올린다. 직원이 발사예정인 로켓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취미 삼아 우주로켓 연구를 해왔던 데이비드 마스턴 씨. 그는 3년 전 회사를 시스코에 팔고 자동차로 2시간 남짓 떨어진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에 ‘마스턴 스페이스’라는 기업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100만 달러를 내걸고 실시한 경연대회에서 미래의 달 착륙 우주선에 필요한 ‘정밀 비행 기술’을 선보여 우승했다.
미 산업의 젓줄이 된 실리콘밸리에 이어 모하비 사막이 우주산업을 개척하는 벤처기업들이 모여드는 ‘스페이스 밸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전했다. HP의 공동 창업자인 빌 휼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주차장에서 창업해 지금의 실리콘밸리를 일구었듯 이들은 모하비에서 우주시대를 개척하려는 또 다른 벤처 열기에 흠뻑 젖어 있다. 이곳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우주 개척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던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의 최고경영자(CEO) 스튜어트 위트 씨는 “실리콘밸리 효과와 비슷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주 개척 열기가 미국에서 후끈 달아오른 것은 이 사업에 뛰어든 2명의 걸출한 기업인이 각각 세운 기업 때문. 기행(奇行)을 일삼는 ‘괴짜 기업인’으로 유명한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설립한 우주항공 업체인 ‘버진 갤러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설립한 ‘스트라토 런치’가 바로 화제의 기업이다.
2004년에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스페이스십1’을 쏘아 올렸던 버진 갤러틱은 관광객이 약 100km 상공에서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페이스십2’의 시험 비행을 모하비 사막에서 진행하고 있다. 스트라토 런치는 우주선을 만들어 낼 두 동의 거대한 설비를 현재 이곳에 세우고 있다.
중소 규모의 벤처기업들도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파이어스타 테크놀로지는 우주선의 대체연료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2009년에 모하비에 회사를 설립한 이 회사의 그레그 문거스 CEO는 “연구를 하는 데 거대한 소음과 폭발, 로켓 발사가 불가피한데 매우 광활하고 탁 트인 모하비 사막은 최적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주 개척은 정부기관인 NASA가 주도함에 따라 많은 우주산업의 벤처기업들이 NASA에 납품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해왔으나 이제 자체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단계로 서서히 이전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하지만 온갖 실패로 점철된 실리콘밸리처럼 모하비 사막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것. 로터리로켓컴퍼니는 이곳에 우주 화물선인 ‘로톤’을 개발하다 2001년 파산했지만 직원들은 거의 모하비를 떠나지 않았다. 그 대신 이곳에 벤처기업들을 세워 우주 개척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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