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협 가시밭길… 4년 연속 무분규 먹구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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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 타임오프제 원상회복 등 제시
사측 수용 어려워 夏鬪 가능성도

10일 시작되는 올해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이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현행법 위반사항인 ‘타임오프제’(노조 전임자가 임금을 받으면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 원상회복 안을 내는 등 회사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안건들을 제시해 현대차의 4년 연속 무분규 달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 대선과 연계지어 ‘하투(夏鬪)’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말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으로 기본급 대비 8.4% 임금 인상(15만1696원)을 비롯해 별도 요구안으로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0세로 연장, 타임오프제 원상회복, 해고자 복직 등 11가지를 회사 측에 제시했다. 요구안만 보면 단체 협상을 무색하게 한다.

현대차는 단체 협상을 겸했던 지난해 임금 협상에서 ‘장기근속자 자녀 취업 특혜 요구안’을 제안하는 등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요구안을 꺼내 비판을 받았다. 올해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요구해 회사 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과 휴가비, 유류비, 명절 귀향비, 명절 선물비, 단체상해보험료 등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되면 평균 임금이 오르고 퇴직금도 따라 오른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도 ‘근로시간과 관계없는 정기상여금, 근속수당과 같은 급여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을 줄곧 내려왔다”며 수용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타임오프 원상회복 역시 2010년부터 시행돼 전 산업계에서 정착기를 맞고 있는 사안인 만큼 사측은 수용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올해는 노조 측이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와 함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교섭까지 요구할 방침이다. 때마침 연말 대통령선거까지 겹쳐 있어 여름부터 현대차 노조가 정치적 투쟁에 나서면 산업계와 정치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87년 결성된 현대차 노조는 창립 이후 26년간 단 4차례(1994년, 2009∼2011년)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파업을 벌이며 세를 과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실리적 노선을 걸으며 ‘연례 파업 노조’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 왔으나 지난해 9월 강성 노선의 문용문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노사 관계가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기아차 역시 올해 단체협상이 있는 해(이달 말 예정)여서 노조 문제로 현대차그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기업#현대자동차#자동차#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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