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쇼크&총선변수… 오늘 증시 조마조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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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표 악화+스페인 위기감… 어제 美-유럽증시 동반 폭락

국내 주식시장을 ‘태풍 전야’의 불안함이 짓누르고 있다. 4·11총선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휴장했지만 국내외 변수가 단기 급락장세를 몰고 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10일(현지 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 급락에 이어 총선 결과의 불투명성, 북한 로켓 발사, 옵션만기 등이 12일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3.66포인트(1.65%) 급락한 12,715.93으로 장을 마치며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각각 1.71%, 1.83%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은 올 들어 최대치였으며, 다우지수가 5일 연속 하락한 것도 처음이다.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2만 명에 그쳐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자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른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10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9% 이상으로 뛰어 올라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수익률 차이)가 지난해 12월 이래 최대치로 벌어지며 유럽 재정위기 재연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 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국 증시는 전날보다 128.12포인트(2.24%) 하락한 5,595.55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증시도 각각 3.08%, 4.98%나 폭락했다. 독일(―2.49%), 스페인(―2.96%), 네덜란드(―2.86%), 벨기에(―1.77%)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 증시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그리스 증시만 이날 6개월 만기 국채 13억 유로(약 2조 원)어치를 낮은 이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영향으로 3.17% 올랐을 뿐이다.

한 달 남짓 지속되던 2,000 선이 무너진 국내 증시는 12일 미국과 유럽 증시 급락 여파와 옵션만기일 등이 겹치면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4·11총선 결과가 증시에 어떤 형태로 반영될지도 관심이다. 또 하루하루 다가오는 북한 ‘광명성 3호’ 로켓 발사의 변수도 단기 악재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더군다나 12일은 올 들어 네 번째인 옵션 만기일로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순차익잔액 물량이 대량으로 나온다면 그 영향 역시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차익잔액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이어진 박스권의 저점에 와 있는 시점에서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질 경우 코스피는 박스권 하단을 뚫고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악재들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서로 중첩되는 중”이라며 “코스피가 1,900 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증권가는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락 국면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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