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39·사진)이 미국 참치회사 스타키스트를 통해 글로벌 경영 무대에 나선다. 김 부사장은 동원그룹의 식품사업 부문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67.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5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조만간 미국으로 가 2008년 인수한 스타키스트를 현장경영하며 1년가량 머물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당초 24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20일 모친상으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김 회장은 1960년대 초반 원양어선을 탈 때 스타키스트에 납품하면서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고, 1969년 동원산업을 세운 뒤에도 꾸준히 거래관계를 이어오며 동원을 키웠다. 동원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 통조림을 생산하며 스타키스트 의존도를 낮췄고, 국내 참치시장을 석권한 뒤인 2008년 6월에는 3억6300만 달러를 들여 아예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글로벌 수산식품 기업으로 도약했다. 스타키스트는 결국 오늘날의 동원을 키운 숙주(宿主·영양을 공급하는 주체)였던 셈이다.
김 부사장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스타키스트 브랜드로 세계시장에서 참치 이외의 수산식품 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추진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의 미국행을 독특한 ‘김재철식(式)’ 자녀 교육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회장은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을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원양어선에 태우는가 하면, 차남 김 부사장도 동원산업 영업사원부터 시작하게 하는 등 자녀를 강하게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자녀에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맡기는 다른 대기업 오너와 달리 이번에도 김 부사장을 험지로 내보내 강하게 조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