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훈남 스타일의 외관+흔들림 없는 차선 변경… 인피니티 ‘FX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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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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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브랜드를 접할 때 마다 항상 아쉬었던 것은 수입차 같지 않은 평범한 ‘외모’였다. 좀 더 꾸며도 될 법한데 말이다. 국산차와 큰 차이 나지 않는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아직 남의 시선이 더 중요한 수입차 시장에서 인피니티가 좀처럼 힘을 못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피니티의 첫 디젤 모델인 ‘FX30d’는 그런 인피니티의 선입견을 지울 만한 ‘훈남’ 스타일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날렵한 차체는 여러 대의 수입차가 즐비한 주차장에서도 지나가던 이들의 시선을 한두 번씩 붙잡았다.

외관만 봐서는 BMW ‘xDrive’를 타깃으로 했다. 전면 좌우 헤드램프는 앞과 옆을 동시에 노려보는 듯했다. 보닛 좌우로 솟은 볼륨은 남성적인 힘이 느껴진다. 완만하면서도 뒷부분으로 내려가는 지붕 선은 쿠페 스타일로 역동적이다.

차에 올라타면 오트쿠튀르(고급맞춤복) 같은 가죽 카시트의 봉제선이 눈길을 잡아끈다. 운전석은 마치 비행기 조종석처럼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게 꾸며졌다. 주행을 하다 보면 운전자 스스로가 운전을 잘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 ‘더블 웨이브’란 인피니티 특유의 디자인 콘셉트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서로 독립된 공간을 구성해 각기 다른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패들시프트(운전대 옆에 달려 손가락으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는 장치) 반응이 빨라서 앞 차를 앞지를 때나 가속할 때 유용했다. 차선을 변경할 때도 흔들림이 거의 없어 세단의 느낌이 날 정도였다. 사이드미러도 큼직해 운전이 편했다.

외관 못지 않게 FX30d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성능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개발한 3.0 L 디젤 엔진의 능력이 FX30d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다. 3.0 L 디젤엔진의 최대 출력은 238마력이고 연료소비효율은 L 당 10.2km다.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고 구동방식은 4륜구동이다. 가격은 7970만 원이다. 같은 급의 BMW ‘xDrive30d’와 메르세데스벤츠 ‘ML300’에 비해 가격은 가장 낮다.

누구에게 이 차를 권할까 잠시 생각해봤다. 네이비색 맞춤 정장에 커프스 단추를 빼놓지 않는 외국계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가 떠올랐다. 퇴근 후에는 거추장스러운 정장을 벗고 강변을 따라 사이클링을 즐기는 그의 라이프스타일에 제격일 것 같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시승기#인피니티#FX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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