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분양, 시공사-공실위험 꼼꼼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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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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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역세권 등 입지 앞세워 유혹
“주택보다 보장성 약해 투자가치 잘 따져야”

상가에 투자할 때는 유동인구를 비롯한 입지여건, 상가 내에서의 위치뿐 아니라 시공사의 재무건전성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대엠코가 이달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분양할 ‘현대엠코 이노시티’(위)와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을 재개할 ‘송도 커낼워크’의 투시도. 현대엠코·포스코건설 제공
상가에 투자할 때는 유동인구를 비롯한 입지여건, 상가 내에서의 위치뿐 아니라 시공사의 재무건전성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대엠코가 이달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분양할 ‘현대엠코 이노시티’(위)와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을 재개할 ‘송도 커낼워크’의 투시도. 현대엠코·포스코건설 제공
봄을 맞아 상가분양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짓는 물량이 대거 분양 중이거나 분양에 나서고 있다. 시세차익보다는 일정한 임대수입을 주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에서도 상가는 규제가 적고 비교적 높은 월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시공업체의 부실로 인한 공사중단이나 경기 동향에 따라 장기 공실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 대형업체 분양상가 잇따라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대체할 투자상품으로 상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알짜 물건이라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임대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고, 주택처럼 보유물량 개수에 따라 세금이 중과세되는 것과 같은 규제도 적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등 입지 여건이 좋은 곳에 시공하는 대규모 쇼핑몰이나 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경우엔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고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월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처음 입찰한 서울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 단지 내 상가는 100% 낙찰됐다. 민간 업체들이 분양하는 상가도 청약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대형 건설업체들이 수도권에서 대거 상가분양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엠코는 서울 상봉재정비촉진지구에 위치한 전철 중앙선 ‘망우역’ 복합역사 앞에 짓고 있는 대형쇼핑몰 ‘현대엠코 이노시티’를 9일부터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4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중 지하 2층∼지상 11층에 조성된다. 중앙선 망우역, 경춘선 상봉역 등이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대우건설이 5일부터 분양 중인 경기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 ‘광교 월드스퀘어’는 총 2만6000m² 규모의 스트리트몰(가로형 상가)로 눈길을 끈다. 미국의 그로브몰,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상하이의 신톈디(新天地) 등을 연상하면 된다.

포스코건설은 8일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복합 상업시설 ‘송도 커낼워크’의 재분양을 시작했다. 김연아 선수가 분양받아서 화제가 됐던 그 상가다. 한화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주상복합건물 ‘갤러리아 포레’의 단지 내 상가를 막바지 분양 중이다. GS건설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 다양한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상가는 투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많은 부동산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점검해야 할 사항이 적잖다. 우선 유치 업종에 따라 경기 동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상권 규모도 철저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라면 입주민 수, 업무지역이라면 주변 일대 근무자 수와 업종 특성, 주거지라면 거주민들의 소득 수준과 소비 특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

시공사의 건전성도 검토 대상이다. 공사가 중단되면 새로운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분양 시기가 무기한 연기될 뿐만 아니라 주택법 적용을 받는 아파트와 달리 법적 보증의무가 미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상가 중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아파트 입주와 상가 입점시기가 맞지 않아 활성화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일이 생긴다”며 “투자에 앞선 꼼꼼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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