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나는 교복값… 22년 만에 최고 상승률

  • 동아일보

4대 유명업체 10∼20% 올려… ‘교복세트+여벌’ 50만원 훌쩍
“함께 인상” 공정위 담합 조사

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을 한 가운데 ‘교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남녀 학생복(교복)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3.2%, 14.2% 급등했다. 1990년 4월 남자 학생복이 17.0%, 여자 학생복이 16.5% 상승한 이후 2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실제로 스마트, 아이비, 엘리트, 스쿨룩스 등 4개 유명 교복업체의 교복세트(재킷과 바지·치마, 셔츠·블라우스, 조끼) 가격은 지난해보다 10∼20% 오른 30만 원 안팎으로, 여기에 여벌의 셔츠와 블라우스, 체육복을 구입하면 교복 구입비용은 50만 원을 훨쩍 넘어선다. 교복업체들은 “경기침체로 최근 2년간 출고가를 낮춰서 공급했던 데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올린 데 대해 담합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교복 외에도 올해부터 가격이 자율화된 고등학교 교과서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5% 뛰었고, 초등학교 참고서(7.1%)와 서적(5.5%)은 물론이고 필기구(11.1%), 공책(5.1%) 등 문구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편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2010년 12월(3.0%)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분야별로는 공업제품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했지만 농축수산물이 0.3% 오르는 데 그치고, 공공서비스가 0.6%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의 확산을 막았다.

하지만 전·월세 상승률이 전월 대비 각각 6.0%, 3.3%로 여전히 높은 데다 3월부터 서울 대중교통요금이 인상되면서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월에는 보육료 지원 확대 등이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상승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