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국내 설탕기업들이 한국 설탕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탓에 국내 설탕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값싼 수입산 설탕 완제품을 국내에 공급해 식품물가를 안정시키는 한편 국내 설탕기업을 압박해 가격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국내 설탕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설탕을 직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현재 태국 등 동남아에서 설탕 샘플 20t을 받아 검사하고 있으며 품질이 확인되면 이달에 1차로 1만 t을 발주해 3월부터 국내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수입 설탕을 들여올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유례없는 외국산 설탕 수입을 추진하게 된 것은 설탕 원자재(원당)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국내 설탕기업들이 설탕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CJ제일제당 등 국내 설탕기업들은 “원당 가격이 올라 설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kg당 1025원인 설탕 값을 1127원으로 9.8%올렸다. 2011년 1분기(1∼3월) 당시 국제 원당 가격은 t당 675달러(약 76만 원). 하지만 올해 1월 원당 가격이 t당 530달러(약 60만 원) 선으로 21.5%나 떨어진 뒤에도 국내 설탕 값은 요지부동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설탕시장은 전통적으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7%를 독식하는 과점 구조”라며 “이 때문에 3개 업체가 전체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고 ‘오를 땐 올라도 내릴 땐 안 내리는’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설탕업체 관계자는 “정부 수입 물량이 단계적으로 들어올 예정인 만큼 시장 영향이 어떨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그러나 과연 정부의 값싼 설탕을 납품받은 가공식품업체들이 그만큼 가격을 내려 정부가 물가안정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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