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빗나간 주식 전망… 재단장한 증권사 포트폴리오엔 어떤 종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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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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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매달 초 ‘대표 투자전략’ 제시… LG화학 등 화학·철강·IT 업종 비중확대

《지난해 증권업계는 2012년 주식시장을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했다. 해외 악재에다 기업 실적 악화가 겹쳐 상반기엔 증시가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1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7% 이상 오르며 2,000 선에 다가섰고 2월 들어 2,000 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예상과 다른 상승장이 펼쳐지자 증권사들은 추천 종목과 업종을 어떻게 바꿨을까. 이는 증권사들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모델포트폴리오는 증권사들이 매달 초 제시하는 ‘대표 투자전략’으로 추천 종목과 투자비중을 담고 있다.》
■ 상승 장세, 화학·철강·IT 추천


증권사들은 화학, 철강, 정보기술(IT) 업종에 주목했다. 1월 증시 반등을 확인한 뒤 2월 이후 투자전략으로 이 업종들의 비중확대를 권고하는 모델포트폴리오를 내놓았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2월 이후 투자 비중을 가장 크게 늘리도록 추천한 업체는 LG화학이었다. LG화학이 1월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한 평균 비중은 1.59%였으나 2월 추천에서는 2.72%로 1.13%포인트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현대제철 등도 비중 확대 종목으로 추천했다. 반면 현대차 삼성화재 KB금융 SK이노베이션 등은 비중 축소 대상으로 꼽았다.

증권사들이 2월 모델포트폴리오에 새로 포함시킨 업체는 기아차, 대한항공, 삼성SDI 등이 대표적이었다. 6개 증권사가 이 업체들을 2월 투자전략에 새로 포함시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주가가 급락한 뒤 회복이 늦었던 종목. 2011년 7월 초 7만3000원에서 같은 해 10월 초 장중 3만8050원으로 폭락했다.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이 1월 말 5만 원 선을 회복했으나 지난해 하락 폭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2월 모델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했다. 기아차도 현대차에 비해 지난해 말 반등 폭이 작았다는 점에서 2월 상승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기대감이 증권사의 투자 전략 종목으로 새로 편입된 요인으로 풀이됐다. 반면 3개 이상의 증권사는 현대백화점 현대건설 현대해상 등을 2월 이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2월 이후 신규 추천 및 비중 확대 종목으로 LG그룹 주식들이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은 모두 2월 비중 확대 종목으로 꼽혔다. 이는 지난해 실적 악화를 감안하더라도 주가 하락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분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화학 철강 등을 상승장의 수혜업종으로 꼽은 데는 이들이 전통적인 중국 수혜주인 측면도 한몫했다. 예상치를 웃돈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발표된 이달 1일 코스피시장에서 기계업종은 2.64%, 화학업종은 1.25%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계속 상승세를 탄다면 올 들어 오른 종목들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월 한 달 동안 화학 업종지수는 12.32% 올랐고 철강 및 금속 업종지수도 12.27%나 상승했다.

■ 1월 성적은 HMC 메리츠 동부 순

1월 초 증권사들이 추천한 모델포트폴리오에 따라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어땠을까. HMC투자증권의 수익률이 8.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메리츠투자, 동부, LIG투자, 교보증권 등의 순이었다.

이 증권사들은 철강, 화학, 금융업종의 대형주를 주로 추천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HMC투자증권은 대형주로만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했고 1월 새로 포함시킨 대한항공 우리금융 삼성중공업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덕분에 수익률 1위를 달렸다. 메리츠투자증권은 1월초 철강 및 금속업종의 비중을 다른 증권사에 비해 높은 8%로 제시해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김혜숙 제로인 차장은 “1월 초 경기침체를 예상해 경기방어주 성격의 식음료, 통신 등 업종을 추천한 증권사들이 나쁜 성과를 보였다”며 “증권사들의 2월 추천 전략이 맞아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향후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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