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Talk]스마트폰 앱 ‘디자인 유어보디’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웨이트트레이닝 코치가 손안에…

지난해 11월 30, 40대 한국인 남성 10명 중 4명이 비만이며 이 중 30대 남성 비만율이 한국의 모든 남녀 연령대 중 가장 높다(42.3%)는 소식이 들려왔다. 공감했다. 바로 기자와 기자 지인들의 이야기였으니까. 비만이 죄는 아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한국의 30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어렵다. 수십 수백 통의 이력서를 넣어가며 간신히 들어간 직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표로 일하는 30대 남성이 운동할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말단 사원이 “술자리도 업무의 연장”이라는 통념을 깨뜨리기도 쉽지 않다. 기자도 대학생 시절보다 몸무게가 10kg 늘었다.

운동을 시작하리라 결심하고 동네 근처의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말에 0.99달러를 내고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디자인 유어 보디(Design Your Body·사진)’를 내려받았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앱에 키와 몸무게를 입력했다. 비만도를 표시하는 신체질량지수가 무려 26.05. 틀림없는 비만이었다. 앱에는 부위별 운동법에 대한 설명과 전문가가 직접 운동하는 모습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각종 동영상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요일별로 해야 할 운동을 소개한 운동 프로그램도 유용하다. ‘언제까지 비만으로 살 텐가’라는 도발적인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다소 불쾌했지만 “그래, 비만으로 살 수 없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프로그램이 안내한 대로 스트레칭부터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원래 혼자서 아령과 역기와 씨름해야 하는 외로운 운동이다. 그런데 이 앱과 함께하니 외로움이 줄었다. 앱은 오늘 해야 할 운동과 섭취할 음식을 꼼꼼하게 가르쳐주는 개인 트레이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진짜 개인 트레이너에게 배우려면 한 달에 60만∼100만 원의 강습료를 내야 한다. 기자는 단돈 1000원에 전문가를 모신 셈이다. 프로그램 중에는 인기 배우의 운동법을 소개한 ‘이정재 가슴 권상우 복근 김종국 팔 따라잡기’도 있었다. 이대로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기자도 이정재 권상우 김종국의 몸매가 되리라는 착각(?)도 했다. 운동량을 앱에 기록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니, 운동이 하나의 ‘게임’같다는 느낌도 늘었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게 노동이 아니었다.

그렇게 석 달이 흘렀다. 피트니스센터를 둘러보니 스마트폰을 보며 운동하는 사람이 곳곳에 눈에 띈다. 이런 이들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은 의사가 운동법과 식단을 처방한 뒤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보내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운동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이 가져온 변화다.

그렇다면 앱으로 운동한 기자의 몸무게는 어떻게 변했을까. 비밀이다.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1000원 정도 내고 앱을 내려받은 뒤 몇 개월 운동을 해서 직접 알아보시길.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