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국물 라면 시장에 대형마트도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라면업계 3위 오뚜기와 손잡고 9일부터 하얀 국물 라면 ‘속까지 시원한 라면이(e)라면’(사진)을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새 제품은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다. 하얀 국물 라면 시장에서 뒤처진 오뚜기와 인기 PB 상품이 필요한 이마트가 합쳐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신라면의 독주가 계속되던 라면시장은 지난해 하얀 국물 라면의 등장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라면 특유의 칼칼한 맛은 그대로 두면서 국물 색깔만 부담 없는 하얀색으로 바꾼 점이 주효해 하얀 라면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대표 주자는 팔도의 ‘꼬꼬면’과 삼양의 ‘나가사끼짬뽕’이었다. 꼬꼬면은 작년 8월에 출시돼 12월에만 2000만 개(매출액 기준 약 130억 원)가 팔렸다. 11월과 12월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생산라인을 늘리기도 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나온 나가사끼짬뽕은 12월에 2500만 개(매출액 기준 120억 원)가 팔렸다. 반짝 특수라고 치부하던 농심도 부랴부랴 올해 1월부터 ‘후루룩 칼국수’라는 하얀 국물 라면을 선보였다. 오뚜기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기스면’이라는 하얀 국물 라면을 내놨다. 하지만 먼저 제품을 내놓은 두 업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뚜기 측은 “기스면은 닭고기 맛이, 새 제품은 해물 맛이 강한 제품”이라며 “맛과 선호층이 다른 제품인 만큼 차별화된 유통 전략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3위 탈출을 위한 오뚜기의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다. 오뚜기는 신라면 파워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농심, 나가사끼짬뽕으로 자신들과의 격차를 벌려가는 삼양, 추격해오는 팔도 사이에 ‘낀’ 처지여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유통비용을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많은 제품을 PB로 만드는데, 오뚜기와의 제휴를 통해 그 영역을 하얀 국물 라면까지 확장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도 하얀 국물 라면을 PB 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라면업체와 대형마트의 합종연횡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