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은 ‘따도녀’… 강남은 ‘차도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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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매출로 본 여성들의 패션 취향

발렌티노(왼쪽), 랑방 트렌드포스트(오른쪽) 제공
발렌티노(왼쪽), 랑방 트렌드포스트(오른쪽) 제공
“서울 강북에선 여성스러운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패션이, 강남에선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스타일이 대세?”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서울 강북 지역에 위치한 본점과 강남에 있는 강남점의 여성 패션 브랜드 매출 순위를 집계한 결과 각 지역 고객들이 선호한 패션 취향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에서는 여성스럽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강남에서는 심플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브랜드가 인기를 끈 것.

특히 브랜드별 개성이 뚜렷한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에서 이 같은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본점에서는 섬세하고 화려한 레이스를 내세운 ‘발렌티노’와 호피 등 강렬한 프린트가 돋보이는 ‘돌체앤가바나’가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강남점에서는 극도의 단순미와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인 ‘랑방’과 동양적인 스타일에 실용적인 ‘이세이미야케’가 차례로 최상위 순위를 꿰찼다.

개인적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여성 캐주얼 브랜드 매출에서도 강남북 간 차이가 뚜렷했다. 소녀적인 스타일을 많이 선보이는 국내 제조·유통 일괄형 의류(SPA)인 ‘르샵’이 본점에서는 1위를 차지한 반면 SPA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좀 더 차분한 디자인인 미국 브랜드 ‘LAP’가 강남점에선 최상위를 차지했다. 한편 본점에서는 색상이 다채롭고 화려한 느낌의 ‘올리브데올리브’ ‘베네통’ ‘써스데이아일랜드’가 상위권을 휩쓸었고, 강남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내세우는 ‘시스템’과 ‘보브’ 등이 인기를 끌었다.

김수민 신세계백화점 패션연구소 디렉터는 “다소 보수적인 고객이 많은 강북지역에서 오히려 디자인이 화려한 브랜드들이 인기를 누렸고 트렌드에 민감할 것 같은 강남지역에서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각광을 받았다”며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봄 시즌 상품도 지역 상권에 맞춰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본점에서는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올봄 유행색 가운데서도 다채로운 파스텔톤이, 강남점에서는 흰색 계열 의류가 대거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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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봄 아이템인 트렌치코트 역시 본점에서는 여성스럽고 화려하면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스타일이, 강남점에서는 실용적인 파카 타입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북 상권에서는 디자인만 보고도 브랜드를 유추해 낼 수 있는 스타일을, 강남에서는 되도록 브랜드를 알기 힘든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 비율이 높다 보니 강남이 좀 더 심플한 의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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