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첫직장 인수 ‘튼튼中企’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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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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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 해외시장 개척 나선 광명전기 이재광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오직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안산=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오직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안산=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 설비는 한국전력에 납품할 거고, 저쪽에 일렬로 세워놓은 장비들은 대학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광명전기에서 만난 이재광 대표(53)는 인사를 나눌 새도 없이 기자를 공장으로 데려갔다. 명함을 주고받는 것도 잊고 제품들을 자랑하느라 바빴다.

이 대표는 1982년 기술직 신입사원으로 광명전기에 입사했다. 전기설비를 납품하는 이 회사에서 품질관리 팀장까지 지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사업을 일궈보고 싶어 입사 12년차인 1993년, 사표를 쓰고 한빛일렉컴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다 2000년 초. 이 대표는 광명전기 옛 동료의 전화를 받았다. “외환위기 때부터 사세가 기울더니 지금은 부도가 나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어….” 동료의 하소연은 계속됐다. “회사가 기술개발에 투자를 안 해. 이대로 가다간 영영 힘들어질 것 같아.”

사회 초년병 시절 젊음을 바친 회사가 무너져간다는 소식을 들은 이 대표는 모른척 할 수 없었다. 인력과 기술 모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회사였다. 잘나가던 사업을 접고 2003년 광명전기를 인수했다. 그리고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거의 ‘0’ 수준이었던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5% 규모로 늘렸다.

그 결과 배전반과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두 품목만 취급했던 광명전기는 차단기와 개폐기, 원자력 전기설비 기술까지 국산화 기술을 두루 갖춘 종합 중전기 회사로 성장했다. 자연히 연간 매출도 인수 당시 300억 원가량에서 7년 만에 687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공로로 이 대표는 올 1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을 받기도 했다.

광명전기는 이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 진출해 2010년 전기설비 판매로 약 48억 원을 벌어들였다. 최근에는 해외수출팀을 신설해 해외 입찰정보와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안산=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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