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차기회장 후보군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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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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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논의 결과 일단 제외… 사내외 후보 7, 8명 중 압축
김회장 “사퇴 받아준걸로 이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첫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도 김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김 회장이 마음을 돌리면 최종 후보군에 포함한다는 방침이지만 김 회장의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나금융은 31일 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준(準)회추위 성격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해 논의를 벌인 결과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김 회장을 후보군엔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사외이사들은 마지막까지 김 회장의 복귀를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날 경발위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 회장의 연임은 현실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발위 위원장인 조정남 SK텔레콤 고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나금융의 대내외 여건을 봤을 때 김 회장만 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 (회장직을) 1년 더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오늘 그의 자세를 봤을 때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조 고문은 “우리로선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김 회장의 태도는 확고하고 섭섭할 정도로 요지부동”이라고 덧붙였다.

경발위는 이날 하나금융 사내외 7, 8명의 회장 후보군 중 일부를 뽑아 압축했다. 김 회장의 이름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추후 김 회장이 사임 의사를 접으면 추가될 수 있다. 조 고문은 “시간상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최종 단계에서 김 회장이 마음을 돌리면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놓으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이 공식 지명되는 주주총회는 3월 23일 개최되며, 주총 2주 전에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 회추위는 경발위가 전달한 후보군에 대한 인터뷰 및 내부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 1명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따라서 차기 후보군에 대한 윤곽은 2월 말∼3월 초경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사퇴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고 내 얘기를 그쪽에서 받아준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에겐 “내 거취는 2월 중 경발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젊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사외이사들은 김 회장을 설득하는 데 실패할 것을 대비해 여러 가지 차선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에게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그룹 경영전반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고문직 등을 제안하는 것도 그중 하나로 꼽힌다. 한 사외이사는 “3∼6개월만 연임하는 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지만 주총이 한 해 기업을 책임질 수장(首長)을 선출하는 과정임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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