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대목”… 취업포털시장 年1300억 ‘미안한 고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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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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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채용앱. 잡코리아 제공
모바일 채용앱. 잡코리아 제공
#1 1992년 1월. 대학 졸업을 앞둔 구직자 A 씨는 신문을 펼치며 하루를 시작했다. 빨간 펜으로 마음에 둔 기업의 채용공고에 동그라미를 쳤다. 종이이력서에 서류를 작성한 다음 증명사진을 풀로 붙였다. 우체국을 찾아가 이력서를 부치는 것으로 2시간이 걸린 입사지원은 마무리됐다.

#2 2012년 1월. 구직자 B 씨는 아침에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현재 채용 중인 100대 기업과 업계 1위 기업, 지역별, 직종별 기업 등 다양한 카테고리 중 관심 있는 것을 선택했다. 간단한 로그인 절차를 거친 뒤 ‘지원하기’ 버튼을 누르자 미리 저장해둔 이력서가 바로 제출됐다. 5분도 안 돼 지원 절차가 끝났다.
국내 취업포털사이트 업체들은 1990년대 말, 종이이력서와 신문 채용광고 일색이던 채용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구직자들은 온라인으로 손쉽게 채용정보를 찾을 수 있었고 기업들은 간편하게 채용 접수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잡코리아와 인크루트, 사람인 등 국내 취업포털은 꾸준히 성장세다. 2009년 7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취업포털 시장이 지난해에는 13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취업포털 업계는 분석한다. 취업난 속에서 오히려 성장하며 대목을 누린 셈이다. 다음 달 말에는 취업포털 ‘사람인’이 채용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후발 주자가 늘어나자 취업포털 업체들 간의 ‘업그레이드’ 경쟁도 치열해졌다. 업계 1위인 잡코리아는 ‘모바일 앱’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맞춤형 채용정보와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1000대 대기업의 채용 정보 등을 카테고리별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식이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12월, 단순히 온라인에서 채용정보를 얻고 지원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취업플랫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직자가 자신의 프로필과 이력서를 작성해 온라인상의 공간에 올려두면 이를 본 지인이 추천 글도 덧붙일 수 있게 한 것이다. 프로필 정보가 겹치는 구직자들은 서로 연결해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 이광석 대표는 “네트워크를 통해 구직자와 일자리 정보가 유통되고 공유되면서 개인에게는 일자리의 기회가, 또 기업에는 인재 확보의 기회가 폭넓게 제공된다”고 강조했다. 사람인 역시 회사 관계자가 직접 인사담당자와 인터뷰해 얻은 정보를 홈페이지에 모아두고 무료 이력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직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한 취업포털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이 생기면서 구직자를 모으기 위한 취업포털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야 하는 포털은 괴롭지만 취업준비생으로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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