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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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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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사회의식 조사“자녀가 부모부양해야” 1998년 90%→2010년 36%“자녀와 살고싶다” 60대 이상도 9년새 53%→29%로

전직 공무원 박모 씨(68)는 5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경기 용인시에 집을 얻어 남편과 사별한 누님과 함께 살고 있다. 박 씨의 두 아들은 모두 대기업에 다니며 서울에 아파트도 갖고 있는 중산층이지만 그는 자녀들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자녀들도 박 씨를 자주 찾지만 “모시고 살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가족 해체로 1, 2인 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부모를 부양하려는 자녀는 물론이고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노인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의 ‘한국 사회동향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으로 36.0%였다. 1998년 같은 의견에 89.9%가 동의한 것과 비교하면 12년 사이에 부모를 부양하려는 자녀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의견에 동의한 60대 이상 인구 비율도 2002년 53.0%에서 지난해 29.0%로 크게 하락했다.

자녀의 부양을 기대하기 힘들게 되면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국민도 증가했다. 젊을 때부터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98년 32.9%에서 2005년 52.3%, 지난해 65.7%로 높아졌다. 중졸이 60.3%, 대졸이 80.5%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노후대비 답변이 많았고, 성별로는 남자(73.2%)가 여자(58.5%)보다 노후대비에 신경을 썼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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