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LH사장 “130억 스톡옵션 포기합니다”

  • 동아일보

현대엔지니어링 5만주 “회사 발전에 뜻있게 쓰길”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사진)이 매각 차익이 1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이 사장은 4일 동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23일 현대엔지니어링과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 측에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5만 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스톡옵션은 이 사장이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외이사로 재직할 때인 2005년 말 채권단이 현대건설 정상화의 보답 차원에서 지급한 것으로, 행사 기한이 지난해 말까지였다. 당시 주당 1만7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스톡옵션 10만 주를 받아, 5만 주를 임원에게 나눠주고 이번에 나머지 5만 주에 대한 권리마저 포기한 것이다. 현재 비상장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 거래가격은 주당 27만 원 안팎으로, 5만 주 권리 행사 시 약 130억 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이 사장은 “3500여 명의 현대건설 임직원이 함께 권리를 공유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고, 이런 생각은 LH 사장이라는 공직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며 “힘겨웠던 시절 함께 경영 정상화를 일군 사람들의 땀방울이 담겨 있는 만큼 포기한 권리가 회사 발전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이들에게 값지고 뜻있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스톡옵션을 현금화해 장학재단을 만들거나 사회에 기부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민했으나, 관리나 처리 과정에서 잡음이 일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LH 관계자는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재산 증식보다 공직자의 도리와 명예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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