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돌아올 때마다 반복되는 유통업계의 ‘띠 마케팅’이 임진(壬辰)년을 맞아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2012년이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 의미를 부여할 여지가 많은 만큼 용을 디자인 요소로 내세우거나 한정상품을 내놓는 등 예년보다 활발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패션잡화브랜드 MCM은 송아지 가죽에 금빛 용 페인팅을 새겨 넣은 ‘플라잉 드래건’(사진) 라인을 20일부터 한정 판매한다. 회사 측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12간지 문화가 있는 아시아권 시장 공략을 위해 권력, 성공, 행운, 열정 등을 상징하는 용을 테마로 한 핸드백, 지갑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흑룡을 라벨 디자인에 반영한 술 상품들도 줄이어 나오고 있다. LG상사 트윈와인은 허영만 화백과 손잡고 용 와인을 2만 병을 한정 판매한다. 회사 측은 “2010년 호랑이 와인, 2011년 토끼 와인 때보다 출시 초기 반응이 뜨거워 설 명절을 전후해 모두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국순당은 라벨에 흑룡을 그려 넣은 스파클링 막걸리 ‘오름’을 내놓았다. 병을 개봉할 때 자연 발생한 탄산성분 때문에 내용물이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흑룡이 승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니고 다니면 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담긴 ‘행운의 황금 흑룡 지폐’를 선보였다. 세뱃돈이나 부모님 용돈과 함께 봉투에 넣을 수 있게 디자인된 지폐 사이즈의 도금 제품이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주춤해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흑룡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용띠 해에 태어난 고객이 스포츠 진 캐주얼 상품을 구매하면 15일까지 브랜드별로 5∼10% 값을 깎아주는 이벤트를 연다. 롯데마트는 4일까지 ‘JD 용무늬 삼각팬티’ 등 패션 아이템과 ‘진미 흑마늘 고추장’, ‘연세 검은콩 두유’ 등 블랙푸드 콘셉트의 제품을 최대 50% 싸게 판다.
호텔업계도 블랙푸드 마케팅에 나섰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랑카페’는 누룽지, 전복, 닭, 인삼, 흑미 떡국 등 다양한 ‘블랙 떡국 세트메뉴’를 11∼24일 선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동양 문화에서 상서롭게 여기는 흑룡의 해라 출산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유아 및 출산용품 관련 흑룡 마케팅도 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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