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19일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열린 ‘제1회 현대백화점 사회공헌 고객 감사제’ 에서 총 2000kg 규모의 김장을 담가 이 회사가 후원하는 보육원에 전달하는 나눔행사에 참여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9)이 대외 활동의 보폭을 넓히면서 ‘스킨십 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과 만나고 언론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특히 올해를 ‘나눔 소통’의 원년으로 삼고 내년에는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내실 경영’을 내세우며 2003년 부회장 취임 후 내부 소통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다. 2008년 회장 취임 이후에도 공식 행사 참여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2020년 경영 비전’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을 선포하고 지난해 8월 경기 일산 킨텍스점 개장식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 들어서는 시무식을 아예 연탄봉사로 시작했고 공부방 페인트 봉사, 헌혈 캠페인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고객과 얼굴을 맞대고 있다. 올해 8월 대구점 개장 때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에선 올해가 사실상 정 회장의 데뷔 원년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 회장의 지시로 올해 초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전담 파트를 신설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경영에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평소 봉사와 기부 등 좋은 일에 나서고 싶어도 참여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백화점이 봉사와 기부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열린 ‘제1회 현대백화점 사회공헌 고객 감사제’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지난달 업계 최초로 현대백화점이 실시한 고객 참여형 기부 실험을 통해 모은 8500만 원과 현대백화점이 같은 액수로 기부한 8500만 원을 합쳐 총 1억7000만 원을 청각장애아동후원단체인 ‘사랑의 달팽이’에 전달했다. 이 같은 방식의 기부 실험에 대한 아이디어도 정 회장이 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정 회장은 올 들어 폐휴대전화 캠페인, 고객봉사동호회 운영, 문화홀 입장료 기부 등의 고객 참여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추가로 신설하기도 했다.
내년에 마흔이 되는 정 회장은 경영에 있어서 과거에 비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4월 역시 정 회장 주도로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쇼핑몰에 대한 매매계약을 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13일 1276억 원이 추가 투입되는 오피스 및 신규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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