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형 메시지, 마케팅에 한계… ‘긴 글’ 포털 재조명
현대백 ‘아이클럽’ 등 소비자 정보교환 공간으로 인기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육아 및 교육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클럽’ 화면. 최근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단문메시지가 주를 이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긴 글’ 매체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업계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140자 이내의 짧은 글에는 담을 수 없는 ‘긴 글’의 매력이 재조명을 받으면서다.
SNS의 등장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렸던 이 업체들은 최근 단문형 메시지가 주를 이루는 SNS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긴 글 매체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카페와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 현대백화점, ‘긴 글’ 마케팅 실험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육아 카페인 ‘아이클럽’과 오디션 관련 커뮤니티 ‘U카페’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아이클럽 문을 열고 이어 지난달에는 U카페를 만들어 커뮤니티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2004년부터 각종 취미 활동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현대백화점이 SNS 등장 이후 관심에서 멀어졌던 온라인 커뮤니티를 다시 연 것은 SNS를 통한 마케팅 활동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다. SNS가 갖는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한 자율적인 의견 교환이라는 장점은 살리고 정보가 부족한 단문형 메시지의 한계를 보완하면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은 노골적인 자사 홍보를 피하고 소비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바꿨다. 일방적인 백화점 홍보 대신에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백화점 운영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육아 카페에서 임산부 주차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임산부 발레파킹 서비스를 도입하는 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홍보 목적을 빼자 고객들도 단편적인 SNS나 영리 목적으로 활용해 문제가 된 파워블로그보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더욱 깊이 있게 문제점을 말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육아카페는 개설 1년 만에 회원 수가 1만1000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약 7000명은 일주일에 최소 1번 이상 커뮤니티를 방문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 잇따라
현대백화점을 시작으로 다른 유통업체들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한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5일 공식 블로그 ‘쇼퍼홀릭 스토리’를 선보였다. 블로그를 통해 SNS의 단점을 보완하고 좀 더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뷰티와 패션 정보를 자유롭게 올리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며 “블로그를 열어 고객들과의 소통 창구를 다양화하고 유익하고 깊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점포별로 점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역 행사 및 점포별 이벤트를 연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평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회원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하고,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행사도 하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매출상승 효과도 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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