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더 뉴 제네시스 쿠페’ 최고급 모델 380GT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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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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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마력 엔진 포효하듯 6초만에 시속 100km

현대자동차가 12일 출시한 ‘더 뉴 제네시스 쿠페’는 성능을 크게 높이고 앞부분의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다. 빠른 가속능력과 고속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12일 출시한 ‘더 뉴 제네시스 쿠페’는 성능을 크게 높이고 앞부분의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다. 빠른 가속능력과 고속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최고출력 350마력의 뒷바퀴 굴림(후륜구동) 방식 정통 스포츠카.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한국 자동차업체가 이런 차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평범한 디자인과 무난한 성능의 값싼 세단이 최근까지의 한국차에 대한 세계의 인식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앞서 ‘티뷰론’ ‘투스카니’ 등 스포츠카의 ‘외관’만을 따온 차를 출시했지만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환영을 받기엔 역부족이었다. 2008년 출시한 ‘제네시스 쿠페’는 정통 스포츠카에 목마른 국내 소비자들에게 단비였지만 동급 외산 스포츠카에 비하면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한국산 스포츠카가 다시 한 번 진화했다. 현대차는 12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레이싱대회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결승전에서 신차발표회를 열어 스포츠카 ‘더 뉴 제네시스 쿠페’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의 출시 이후 3년 만에 나온 신형은 엔진을 교체해 성능이 아주 좋아지고 외관 디자인도 대폭 손봤다. 동아일보는 영암 일대에서 처음으로 더 뉴 제네시스 쿠페를 시승했다.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3.8L급 V형 6기통 휘발유직분사식(GDi) 람다 엔진을 장착한 최고급 모델 380GT.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에쿠스와 같은 엔진을 쓴다. 최고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47마력 높아진 350마력. 포드 머스탱(309마력), 닛산 370Z(333마력) 등 미국과 일본의 정통 스포츠카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 성능은 어떨까. 깊숙이 가속페달을 밟자 뒷바퀴가 지면과 마찰하는 소리를 내며 강한 회전을 일으키더니 6초 만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원래 6단이던 자동변속기를 8단으로 교체해 변속이 부드럽고 빠르다. 시속 200km까지의 가속도 거침이 없다. 뒤에서 들려오는 배기음은 포효하듯 우렁찬 중저음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별 흔들림이 없다. 제네시스 쿠페는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와 플랫폼(차체뼈대)을 공유해 스포츠카치고는 덩치가 큰 편이다. 1865mm의 좌우 너비는 웬만한 미국산 ‘머슬카’(배기량이 높은 고성능 자동차) 수준. 차체 무게 배분이 안정적이다.

운전대는 묵직하다. 낮은 속도에서는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돌리기 쉽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방향 선회는 민첩하다. 후륜구동 특유의 기민함을 살렸다. 가파른 코너링에 고속으로 진입할 때도 안정적이다. ‘차체가 삐걱거리며 미끄러질 것’이라고 생각될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굳건했다. 몸의 쏠림도 크지 않았다. 성능을 높이며 차체 강성도 대폭 손본 것으로 보인다. 자동으로 차의 균형을 잡아주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의 개입이 빨라 안전하지만 운전 재미는 약간 줄어든다.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차체 하단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일반 세단을 타던 운전자라면 위화감이 들 수 있지만 스포츠카치고는 안락한 편이다.

더 뉴 제네시스 쿠페는 전반적으로 기존 모델보다 완성도와 성능이 향상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 스포츠카의 정교함과 미국 스포츠카의 강인함을 절충한 느낌이다. 본격적인 해외 판매가 시작되면 현대차의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동변속기는 기어 수가 6단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 연료소비효율은 2.0 모델이 L당 10.9km, 3.8 모델이 9.6km. 가격은 2830만∼3968만 원(이상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기존보다 200만 원 정도 올랐다. 내년 국내 판매 목표는 4000대.

영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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