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널뛰기가 계속되고 있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환율의 움직임 때문에 가슴을 졸여야만 하는 유학생, 학부모, 기업체 관계자라면 환헤지 기능에다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외화예금 통장에 가입해보는 건 어떨까. 주요 은행들은 미국 달러화를 비롯해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 유로화 등 10개국 이상 통화로 가입할 수 있는 외화예금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외화예금은 외화가 쌀 때 돈을 입금한 후 비쌀 때 출금하면 그만큼 환차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물론 환율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 환차손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금리는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미국 달러 외화예금 통장에 1년 동안 넣어봤자 대부분 1.5% 내외의 이자만 붙는다.
○외화예금 상품, 어떤 게 있나
KB국민은행의 ‘KB적립식 외화정기예금’은 자동이체 때 예금자가 직접 적정 투자 환율을 지정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정한 상한 환율 이상일 때는 적립이 중단되고 하한 환율 이하일 때는 추가로 적립할 수 있어 안정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 금리는 예치기간별로 외화정기예금 고시 이율이 적용된다. 가입 기간은 1∼12개월이며 미국 달러화 기준 최소 100달러 상당액을 적립해야 한다. 우리은행에서 내놓은 ‘우리원(one) 회전식 복리 외화예금’은 금리 회전 주기로 이자가 복리로 계산되는 상품이다. 금리 회전 주기는 1개월, 2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다.
이 상품은 고객이 환율 변동을 우려해 가입을 중도 해지하더라도 금리 회전 주기에 따라 약정 금리의 일부가 적용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중도 해지 이율은 7일 미만은 무이자, 1개월 미만은 약정 금리의 10분의 1, 1개월 이상은 10분의 3, 3개월 이상은 10분의 4 등이다.
가입 기간이 12개월(금리 1.5823%)인 외화예금을 9개월 만에 중도 해지한다면 9개월까지는 약정 금리를 적용받고 나머지 3개월은 약정 금리의 10분의 4가 적용된다. 1년 이상 장기 예치하면 추가 이자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자금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입금이 가능하고 정액 분할 투자로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하나모아모아외화적금’을 내놨다. 기업은행의 ‘IBK외화통장’은 특정 환율을 주문해 외화거래를 할 수 있는 주문환율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객이 계좌번호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휴대전화 등으로 계좌번호를 보내주는 ‘평생 계좌번호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공동 모집금액이 늘수록 금리도 올라가는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을 다음 달 17일까지 한시 판매하고 있다. 최종 모집금액이 100만 달러 미만이면 0.05%포인트, 100만 달러 이상이면 0.1%포인트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환율 우대 및 수수료 감면 서비스도
대부분의 은행은 외화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환율 우대 및 다양한 수수료 감면 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농협의 스마트외화자유적립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환전 때 우대 환율을 적용받고 외화송금 수수료도 일반 고객보다 저렴하게 지불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KB적립식외화정기예금은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 환율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외환은행의 하이파이플러스외화예금은 3개월 평균 잔액이 1만 달러 이상인 고객들에게 송금 수수료를 무려 50%나 할인해준다. 기업은행의 IBK외화통장정기예금 고객 역시 3개월 평균 잔액이 5000달러 이상인 고객들에게 송금 수수료 50% 할인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의 멀티플외화정기예금, 하나은행의 모아모아외화적금 가입 고객들은 자동이체 때 우대 환율을 적용받는다.
시중은행의 한 외화예금 담당자는 “정기 예금에 비해 예금 금리의 절대 수준은 높지 않지만 해외유학, 연수, 여행 등으로 외화 목돈이 필요하면 반드시 외화예금을 들어야 한다”며 “환율은 일반인이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외화를 분할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게 유용한 환헤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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