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 GM 본사에서 열린 브랜드 창립 100주년 행사에서 마크 로이스 GM 북미담당 사장(오른쪽)과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가운데) 등이 GM과 쉐보레 브랜드, 디트로이트 시의 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2년 전 파산 위기로 내몰렸던 GM이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GM의 대표 브랜드인 쉐보레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GM본사에서 브랜드 창립 100주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 로이스 GM 북미담당 사장은 “작년 상위 5개 자동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쉐보레만 판매가 늘었다”며 “올해는 GM이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자리에 복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GM은 쉐보레를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1위 굳히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대규모 리콜과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거의 회복한 데다 대표 모델인 신형 ‘캠리’를 내놓았으며, 현대·기아자동차도 미국 현지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졌고 신형 ‘그랜저’를 조만간 미국에 내놓을 계획이어서 내년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 쉐보레를 대표선수로 육성
쉐보레는 이번 100주년 행사에서 신차종 판매계획을 내놓았다. 20여 개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기자에게 쉐보레 브랜드의 전통과 가치를 알렸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GM이 쉐보레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쉐보레는 2009년 이후 중단됐던 인디카 레이스에 내년부터 다시 진출하고 디트로이트에서도 경기를 개최한다는 소식도 내놨다. 이날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은 “2년 전 GM본사 건물이 매각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도시에서 다시 레이스까지 연다니 감개무량하다”고 축사를 했다.
GM은 쉐보레, 캐딜락, 올즈모빌, 폰티액, GMC 허머 새턴 사브 등 여러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전략 실패로 뚜렷한 대표 브랜드를 키우지 못했다. 작년부터 브랜드 정리 작업을 통해 쉐보레, 캐딜락, 뷰익, GMC의 4대 브랜드 체제로 개편했다.
○ 선택과 집중으로 실적 상승
GM의 역량이 쉐보레에 집중되면서 실적이 개선됐고 2009년 도요타에 빼앗겼던 세계 1위 자리도 올해 되찾게 된 셈이다. 쉐보레는 금융위기로 흔들리던 2009년 352만 대밖에 판매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500만 대를 노리고 있다. GM 내에서 쉐보레의 판매대수 비중도 올해 5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전기차 ‘볼트’가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고, 2013년부터 경차 ‘스파크’의 전기차 모델도 나온다. 중형차 ‘말리부’는 올해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기로 했다. 대형차인 ‘임팔라’와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인 ‘콜벳’의 신형 모델도 개발 중이다. 디자인 역량도 강화해 낡은 이미지를 털어내고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팀을 2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다.
○ 한국GM 활용 영역 넓다
GM의 변화 속에서 한국GM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잔 도처티 GM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GM의 한국 철수 계획은 없고 오히려 한국GM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국GM은 경쟁자인 현대·기아차의 안방에서 직접 경쟁을 통해 전략적 우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산시설, 연구개발 디자인 등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처티 부사장은 “사업 타당성 측면에서 볼 때 한국GM의 철수는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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