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협은 없다… 애플에 2차 특허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WCDMA 관련 추가訴 준비 끝”… 애플의 모든 모바일 기기 타깃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삼성은 올해 4월 애플이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하자 3세대(3G) 이동통신기술의 표준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표준 관련 특허 침해 등을 이유로 맞소송을 낸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WCDMA 표준 특허를 들어 소송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외에 WCDMA 표준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본격화하는 등 애플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타계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특허소송이 확전(擴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삼성은 올 4월 미국에서 애플로부터 소송을 처음 당한 직후부터 국내외에 출원한 자사의 특허들을 낱낱이 분석해 본격적인 소송 공세를 준비해왔다. 이번에 삼성이 거론하기로 한 핵심 특허들은 대부분 WCDMA 표준과 관련된 것이다. 삼성은 이 중 지금까지 애플과의 소송에 이용하지 않은 것들을 적극 활용해 ‘2차 소송 공세’를 편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이 WCDMA 표준 관련 특허를 공격무기로 선택한 것은 사실상 애플의 모든 모바일 기기를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WCDMA는 3G는 물론이고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용 기기에서도 LTE망이 깔리지 않은 지역에선 표준기술로 쓰이고 있다.

삼성은 이미 법무법인 광장을 포함해 국내외 정상급 로펌들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광장은 삼성이 4월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삼성을 대리하고 있다. 삼성 측은 “사실상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언제, 어디서, 애플의 어떤 제품을 상대로 소송을 낼지 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처럼 대대적인 소송을 준비하는 것은 애플이 먼저 싸움을 건 의도가 단순히 부품 납품단가를 깎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당초 애플의 제소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면서도 애플이 자사의 최대 고객이라는 점 때문에 애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었다. 그러다 애플이 해외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의 소장(訴狀)을 분석하면서 강경대응으로 돌아섰다.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하는 특허 중에는 애플이 직접 개발했거나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것 외에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기 위해 ‘낱개로’ 사들인 것들까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