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 체험매장… 출근버스서 콘서트 열어 CF 제작… 기업 마케팅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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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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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해봐요” 소통 마케팅

이노션이 가수 아이유가 실제로 버스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하는 모습을 담아 만든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 이미지 광고 ‘버스콘서트’ 아이유 편. 이노션 제공
이노션이 가수 아이유가 실제로 버스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하는 모습을 담아 만든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 이미지 광고 ‘버스콘서트’ 아이유 편. 이노션 제공
폭우가 쏟아지던 7월 27일 오전 통근버스에 몸을 실은 경기 화성시 삼천당제약 직원들은 두 눈을 의심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출발해 회사로 향하던 버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잠시 멈춰 섰다. 문이 열렸다. 가수 아이유가 버스에 올랐다. 20여 분 동안 출근길 버스에서 아이유의 게릴라 콘서트가 펼쳐졌다.

그 뒤 아이유의 공연 모습과 놀란 직원들의 표정은 ‘버스콘서트’란 이름을 달고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이미지 광고로 만들어져 전파를 탔다. 그동안 기업 가치를 강조하며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던 기존 광고와 다른 ‘버스콘서트’ 시리즈는 지난달 첫째 주와 셋째 주 국내 최대 광고 포털 사이트 ‘TVCF’(www.tvcf.co.kr)에서 인기 순위 10위 안에 오르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직접 참여하는 광고 캠페인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쌍방향 소통과 직접 참여가 강조되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도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제품을 전시하거나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체험관을 만들고 참여형 기업 광고를 선보이는 등 소통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노션은 7월부터 인기가수가 버스를 탄 시민들을 상대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는 ‘버스콘서트’ 시리즈 4편을 선보이고 있다. 7월 서울 마포와 신촌 일대를 오가는 심야 버스에서 가수 김범수가 게릴라 콘서트를 벌인 장면을 시작으로 아이유, UV, 설운도 등이 각각 버스에서 깜짝 콘서트를 열고 이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연출이 아닌 ‘진짜 게릴라 콘서트’로 시민들에게 광고 참여는 물론 공연 관람 기회를 준 것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승객들이 처음에는 놀라지만 워낙 경험 많은 가수들이다 보니 버스 안이 곧 콘서트장으로 변한다”며 “공연 뒤에는 ‘이런 기회를 다시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큰 호응을 보낸 뒤 광고 내용을 입소문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미지 광고를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과 연계하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6월부터 방영한 광고에서 빗길 교통사고 줄이기를 강조하며 ‘투명 우산 나눠주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 참여를 이끌고 있다. CJ푸드빌도 뚜레쥬르 광고에서 유니세프 특별대사인 원빈이 동티모르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담으며 소비자가 직접 유니세프 기부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음 나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 트랙 뛰어보고 신발 사세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터스포츠 양재점 내부. 인터스포츠는 고객들이 직접 각종 운동을 즐기고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암벽등반시설 등을 갖췄다. 인터스포츠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터스포츠 양재점 내부. 인터스포츠는 고객들이 직접 각종 운동을 즐기고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암벽등반시설 등을 갖췄다. 인터스포츠 제공
광고와 더불어 체험형 전시관도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중 하나다. LG패션이 운영하는 스포츠 멀티숍 인터스포츠는 서울 가산점과 양재점 등에서 고객들이 직접 신발을 신고 뛰어볼 수 있는 내부 트랙은 물론 암벽등반, 야구 체험관 등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직접 스포츠를 즐기며 제품을 써본 뒤 살 수 있도록 했다.

한국암웨이는 5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영양사와 피부전문가가 상주해 피부 상태를 점검해주고 1000여 개에 달하는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침구류 전문 브랜드 이브자리는 아예 침대에서 잠을 자볼 수 있도록 ‘수면 체험방’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소비자의 생활 속에 침투해 브랜드를 체험하게 할 때 기업과 소비자는 더 큰 공감을 나눌 수 있다”며 “이런 공감을 소비자 스스로가 전파하면 마케팅 힘이 더욱 커져 이런 방식의 마케팅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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