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회사 아이리버, 스마트폰 첫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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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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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 ‘바닐라’
아이리버 ‘바닐라’
MP3플레이어를 만들던 아이리버가 첫 스마트폰을 내놓고 통신시장에 도전한다.

아이리버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바닐라’를 LG유플러스를 통해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7월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 ‘아이리버탭’을 선보인 바 있다.

바닐라폰은 디자인과 교육 특화 콘텐츠를 앞세워 중고교생과 대학생을 타깃으로 삼는다. 기존 아이리버 고객들을 스마트폰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하다. 3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하면 기기 값이 공짜다.

특히 기존 MP3플레이어와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의 강자였던 만큼 ‘인강(인터넷강의)’에 초점을 맞췄다. 바닐라에 탑재된 ‘EBS TV 애플리케이션’으로 EBS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강의를 볼 수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대신 3500여 개에 이르는 EBS 인기강사의 수능 및 내신 강의를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어 데이터 통신비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아이리버가 결코 만만치 않은 스마트폰 시장을 두드린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 등 기존 디지털기기 시장을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이 모든 기능이 다 포함돼 있는 게 문제다.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앱만 내려받으면 훨씬 더 다양한 게임과 영상을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세계 PMP 시장이 2007년 2억1310만 대에서 2012년 약 1억5290만 대, 2013년 약 1억4000만 대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 특히 자체 OS를 쓰고 인터넷 연결도 안 되는 ‘전통 PMP’의 비중은 2007년 95.8%에서 2013년 43.1%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는 애플 ‘아이팟 터치’처럼 통화 기능만 없지 사실상 스마트폰에 가까운 기기가 차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리버는 올 초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개발을 시작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급속히 변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역량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리버뿐 아니라 다른 소형 디지털기기 회사들도 ‘반란’을 꿈꾸며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를 만드는 팅크웨어는 올해 5월 안드로이드 OS를 넣은 ‘아이나비 스마트 K9’과 ‘아이나비 스마트 A’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어 삼성전자와 손잡고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돌아가는 내비게이션 앱을 내놓기도 했다.

휴대용 게임기 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일본의 ‘닌텐도’는 경쟁자인 스마트폰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주가가 절반까지 하락했고, 올해 2분기(4∼6월)에는 27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기도 했다. 닌텐도는 인기 아이콘인 ‘슈퍼마리오’를 앞세운 3차원(3D)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소니의 태블릿PC 등과 연계해 게임 콘텐츠를 모바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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