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강원 어민에 200억 특별지원한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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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쪽에서 중국 배들이 오징어를 싹쓸이해요. 하루 종일 바다에 나가 있어도 우린 잡을 게 없어요.”(강원도 어민들)

14일 농림수산식품부는 “강원도 어업인들에게 특별 영어(營漁)자금 200억 원을 융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강원도 어민들에게만 특별자금을 지원해주는 걸까요?

농식품부의 설명에 따르면 그 배경에는 ‘중국 변수’가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어선들은 북측과 조업 계약을 맺고 동해의 원산 앞바다 어장에서 오징어를 잡고 있는데 여기서 오징어를 많이 잡다 보니 밑으로 내려오는 오징어가 줄어 강원도 어민들의 소득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겁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 들어 동해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예년보다 40%나 급감했다”며 “어획량 감소와 중국 어선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라는 게 강원도 어민들의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징어잡이 배들은 한 번 바다에 나가면 길게는 일주일 이상 머물며 고기를 잡습니다. 그만큼 기름값이나 인건비가 많이 들지요. 그런데 배를 반도 못 채워 뭍으로 돌아오다 보니, 요즘 같아서는 어업을 계속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농식품부는 “일단 200억 원 융자를 통해 어업비용을 지원하고 이달 하순에 열리는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어획 감소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향후 오징어를 포함한 어자원의 어획량 추이를 고려해 우리 어선의 북한 수역 입어 추진 요구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득이 높아지며 중국인들의 수산물 소비가 갈수록 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오징어는 튀김요리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인기 품목이어서 앞으로도 한동안 오징어가 주소득원인 강원도 어민들은 힘겨운 어업을 계속하게 될 듯합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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