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아이폰 AS센터 멈춰도 무신경한 애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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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애플코리아의 애프터서비스(AS) 관련 전산망이 전국적으로 마비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이 수리를 못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전산 장애는 5일 오전 시작돼 6일 오후 3시경에야 복구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 전국의 애플 AS센터에서는 교환용 제품 재고가 바닥나 7일까지도 소비자들이 AS에 지장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고장이 나면 그 자리에서 수리를 받는 게 아니라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줍니다. 완전한 새 제품은 아니고 고장난 제품을 수리하거나 공장에서 수리를 마친 뒤 케이스를 새것으로 바꾼 제품입니다. 이렇게 아이폰을 교환받기 위해서는 AS센터가 애플코리아에 고장난 제품의 일련번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애플코리아는 고장제품의 일련번호를 받은 뒤 같은 양의 새 아이폰을 AS센터로 보내줍니다. 하지만 전산망이 마비돼 이 일련번호를 입력할 수 없었기 때문에 AS센터가 교체용 아이폰을 추가로 받지 못했던 겁니다. 이 상황에서 AS센터의 교체용 아이폰 재고가 떨어지자 AS센터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개점휴업’ 상태인 AS센터 측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본업이 아닌 사용자들의 항의전화 응대에 바쁘기 때문입니다. 7일 오전 한 상담사는 “‘왜 AS가 안 되고 있느냐. 그럼 휴대전화 없이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전화가 오전에만 100통 이상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5, 6일에는 400통 이상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애플 AS센터 한 곳이 하루에 처리하는 AS는 70∼150건 수준입니다. 서울에 24곳의 AS센터가 있으니 서울에서만 하루에 약 2400명의 아이폰 사용자가 수리를 못 받는 셈입니다.

하지만 정작 애플코리아에서는 6일 오후까지 이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또 전산망 마비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전산시스템이란 게 가끔 다운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최소 수천 명의 소비자가 휴대전화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국내에서 300만 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판 회사의 대응치고는 아쉽습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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