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최종석 사장 “중국 투자 강화해 월가 손실 만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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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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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공사와 전략 제휴”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중국 서부지역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메릴린치 투자손실을 만회하겠습니다.”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 취임한 지 보름이 지난 최종석 사장(60·사진)의 각오는 남달랐다. KIC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20억 달러(약 2조1400억 원)를 투자했으나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되면서 주당 27달러에 BoA 주식을 받았다. 그러나 BoA 주가는 지난달 31일 8.17달러까지 떨어져 큰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차남인 그는 지난달 31일 기자와 만나 중국 투자를 포함한 대체투자 비율 확대, 중동 국부펀드와의 협력 강화를 메릴린치 투자손실을 메울 역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해 중국통으로 꼽히는 최 사장의 중국 공략 토대는 친분이 두터운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위원장을 비롯한 중국 내 인맥이다. 그는 “조만간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CIC) 사장과 만나 CIC와의 전략적 제휴에 관한 협정을 맺겠다”며 “현재 80%가 넘는 KIC의 주식 및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8%에 불과한 인수합병(M&A), 천연자원 개발 등 대체투자 비중을 30%로 늘리기 위해서라도 중국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서부에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투자 기회가 적지 않은데 CIC와 제휴해야 사업허가권 획득, 세제 혜택 등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중동 국부펀드의 자금을 한국에 유치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문제로 말이 많은데 위기 때 한국 금융회사들이 중동 국부펀드의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KIC가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BoA 주식을 손절매할 계획은 없지만 당시 KIC가 2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불과 일주일 만에 내렸다고 들었다”며 “향후 투자 때는 충분한 검증과 사전조사를 거치겠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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