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 PB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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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부동산 컨설팅 vs 예술작품 투자 강점

프로 선수의 일대일 레슨을 받으며 스크린골프를 친 뒤 와인바에서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눈다. 약속시간이 돼 상담실 안에 들어서면 영국 현대미술가 마크 퀸의 작품이 보인다.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하자 바로 담당 갤러리와 연결된다.

초고액자산가들이 주요 증권사의 고급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찾았을 때 가능한 모습이다. 이제 증권사 고급PB센터에는 금융에 부동산, 회계 및 세무 전문지식까지 갖춘 유능한 PB는 기본으로 상주한다. 고액 금융자산가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고급PB센터는 스크린골프장, 와인바, 갤러리 등을 갖춘 복합문화 및 사교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로열 마케팅’의 최일선에 선 곳은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 영역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삼성증권의 고급 PB브랜드 ‘SNI(Samsung&Investment)’에 맞서 우리투자증권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프리미어 블루’를 내놓고 맞대응에 나섰다.

○ 프리미엄 PB 브랜드로 고급화 경쟁

삼성증권 호텔신라 SNI지점에서 PB들과 고객들이 상담하는 모습. 호텔 내 VVIP점포 특성상 교포, 피트니스 센터 회원 등이 주 고객이며 사모펀드 랩에 강점이 있다. 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호텔신라 SNI지점에서 PB들과 고객들이 상담하는 모습. 호텔 내 VVIP점포 특성상 교포, 피트니스 센터 회원 등이 주 고객이며 사모펀드 랩에 강점이 있다. 삼성증권 제공
요즘 각 증권사는 예탁자산이 최소 10억∼30억 원 이상인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한 전문 PB 브랜드를 앞세워 ‘VVIP 잡기’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초로 SNI 프리미엄 PB 브랜드를 내건 삼성증권이 가장 앞섰다. 호텔신라를 비롯한 고급호텔에 VVIP 대상 PB센터를 내면서 차별화에 나섰으며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처럼 고액 자산가가 많은 거점지역을 공략했다. 현재 총 5개 지점에서 관리하는 고객 자산만 해도 5조9000억 원에 이른다.

뒤늦게 PB사업의 중요성을 알아챈 증권사들은 삼성 따라잡기에 나섰다. 그중 별도의 프리미엄 PB 브랜드를 내놓고 선두 경쟁에 발 빠르게 뛰어든 것이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프리미어 블루 1호점을 삼성SNI지점이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열면서 맞불을 놨다. 이 한 지점에서 운용 중인 자산 규모만 1조1000억 원. 우리투자증권은 올 9월 메릴린치 서울지점 PB사업 부문을 인수한 프리미어 블루 강북센터를 여는 등 VVIP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자산 증식 위한 360도 컨설팅 제공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문을 연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는 40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PB인력을 토대로 금융뿐만 아니라 부동산 세무 아트컨설팅까지 함께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문을 연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는 40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PB인력을 토대로 금융뿐만 아니라 부동산 세무 아트컨설팅까지 함께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프리미엄 PB센터는 실내 인테리어부터 PB인력 현황, 금융상품 서비스까지 일반 PB센터와는 다르다. 삼성증권의 SNI지점 고객은 최소 가입액이 10억 원인 전용 랩 상품 ‘SAA’(주식, 채권, 펀드 외에 헤지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일대일 맞춤형으로 설계)가 제공되고 세무, 부동산, 가업 승계 등 전방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기부재단 설립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지점의 상담실 역시 VVIP들의 취향을 고려해 고급 레스토랑이나 서재, 와인바처럼 고급스럽게 꾸몄다.

이에 맞선 우리투자증권은 강남파이낸스센터에 국내 PB센터 최대 인원인 40여 명의 자산관리 전문가를 상주시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방점을 뒀다. 특화 서비스 중 하나는 그림, 악기 같은 예술품의 감정평가와 매매를 지원하는 예술투자 컨설팅. 지점을 아트갤러리처럼 꾸며 상담실에서도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미술업계와 연계해 예술품 분석과 보험, 보관, 절세 컨설팅도 제공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수익원과 핵심 경쟁력이 자산관리 쪽으로 급격히 옮겨오면서 고액 자산가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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