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감소… 국내산 햅쌀 가격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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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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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탓 11만t 줄어

올해 쌀 생산량이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은 418만 t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내년 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쌀값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29일 ‘농업관측 9월호’에서 쌀 생산량이 지난해 429만5000t보다 1.2∼4.0% 감소한 412만4000∼424만4000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준호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올해는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10a당 쌀 생산량이 483∼497kg으로 흉작이던 지난해와 비슷한 데다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4.3%(3만8000ha)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의 일조시간에 따라 생산량이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쌀 생산량은 2000년대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1년 쌀 생산량은 551만5000t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쌀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맞춰 재배면적을 줄이면서 2004년 500만 t을 생산한 이후 지난해에는 429만5000t으로 감소했다.

올해 생산되는 쌀과 정부의 비축미, 쌀 의무 수입량 등을 감안하면 공급 규모로는 식량 및 가공용 쌀 수요 등의 공급에 이상이 없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국내산 햅쌀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도 국내 쌀 생산량이 국내의 총 소비량(약 470만 t)보다 적었던 데다 소비자들의 국내산 햅쌀 선호 때문에 올해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10∼12월)보다 평균 15%가량 올랐다.

2008, 2009년에 풍년이 들면서 정부가 미리 사놓은 총 비축미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143만 t에 달했지만 대부분이 2년 이상 묵은 쌀이다. 올해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2010년산 비축미를 이미 시장에 내놓으면서 남아있는 비축미 81만 t 중 2010년산은 현재로선 3만 t밖에 남지 않았다. 비축미의 대부분이 2009년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묵은 쌀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기가 어렵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의무적으로 매년 수입하는 쌀이 30만 t 이상의 햅쌀로 국내산 햅쌀 수요를 대체하면 ‘쌀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외국산보다 국내산을 선호하다 보니 쌀 수입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쌀값이 오르면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농업관측센터 측은 올해 양곡연도(2010년 11월∼2011년 10월)에 1인당 1일 쌀 평균 소비량은 전년보다 1.6∼2.2% 감소한 195.3∼196.4g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역대 최하인 평균 71.2∼71.6kg에 그치게 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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