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달러짜리 아이폰4 뜯어 가격 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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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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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값 고작 32%… 애플이 판매가의 66% 챙겨


“사과(애플)를 썰어 보니 삼성이 있더라.”

아이폰은 애플이 직접 만들지 않는다. 애플은 기획, 디자인 및 마케팅을 책임질 뿐 나머지는 다른 회사에 맡긴다. 애플은 한국 대만 미국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의 회사들로부터 부품을 조달해 대만 회사 ‘팍스콘’에 조립을 맡긴다. 팍스콘은 중국 선전(深(수,천)) 공장에서 이 부품들을 가지고 아이폰을 만든다.

애플은 아이폰 내부 부품을 어떤 것을 쓰는지 공식적으로 공개를 거부해왔다. 일부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분해해 어떤 부품이 쓰이는지를 부분적으로 알렸을 뿐이다. 그런데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아이서플라이’가 ‘아이폰4’를 분해해 모든 부품가격을 추정 조사한 결과를 최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560달러짜리 아이폰4에 플래시메모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총 45.68달러어치 핵심부품을 공급한다. 이는 전체 부품 값(178달러)의 26%에 이르는 액수. 알려진 부품 공급회사 가운데 1위다.

이 밖에 대만의 인피니언 및 다이얼로그 반도체, 일본 및 대만의 무라타, 미국의 마이크론 및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이탈리아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에서 공급받은 각종 부품이 아이폰에 들어간다.

공급업체가 밝혀지지 않은 부품도 꽤 많다. 그중 ‘디스플레이 및 터치스크린’ 가격이 부품들 중에 가장 비싼 38.50달러로 추정됐다.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폰4의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제품이 애플에 공급됐다며 아이폰4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2’의 디스플레이를 비교해 공개시연하기도 했다.

결국 애플의 가장 큰 부품 공급업체가 삼성과 LG인 것이다. 삼성과 LG에도 애플은 아주 큰 고객회사들 중의 하나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제품인 갤럭시S 스마트폰으로 아이폰과 경쟁을 하면서도 아이폰이 많이 팔릴수록 자신의 시장도 넓어지는 셈이다.

아이폰4에 들어가는 이 부품들 값의 합계는 총 178달러로 제품 가격의 31.8%를 차지한다. 조립회사인 팍스콘에는 제조비용과 마진을 합쳐 14달러(약 2.5%)가 돌아갈 뿐이다. 나머지 368달러(65.7%)가 고스란히 애플의 몫이다.

애플이 제품 기획, 디자인 및 마케팅 유통 등의 비용을 빼고도 제조업에서는 경이로운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애플 아이폰은 ‘혁신적인 제품’이 회사에 얼마나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경영학 교과서에 단골로 인용되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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