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의 뿌리’ IBM PC 5150 오늘 탄생 30돌

  • Array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30년 전 오늘, 1981년 8월 12일 IBM은 ‘PC 5150’(사진)이라는 컴퓨터를 내놓았다. 책상 위에 올려놓을 만한 크기의 본체에는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가 내장됐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8088, 메모리는 16KB였다. 판매가격은 1565달러.

1960년대만 해도 컴퓨터는 거대한 기계설비였다. 한 대 구매비용이 900만 달러에 이르렀고 60명의 운영인력, 냉방시설을 갖춘 1000m²의 공간이 필요했다. ‘개인용 컴퓨터’가 나온 것은 1970년대부터.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역사책에 기록된 1970년 ‘켄백-1’은 40대 팔리는 데 그쳤다. 1977년 출시된 ‘애플 II’는 당시로선 놀라운 수치인 ‘수천 대’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제조사별로 시스템 설계방식과 소프트웨어가 달라 시장을 대표하진 못했다.

하지만 IBM은 ‘PC 5150’을 내놓으면서 하드웨어 회로도와 기본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완전히 공개해 파란을 일으켰다. 수많은 회사가 IBM의 규격에 맞춘 모방 PC를 내놓았고 소프트웨어들이 줄지어 제작됐다. PC 5150은 가정용 컴퓨터의 표준이 됐다. 초소형 사이즈에 합리적인 가격의 IBM PC는 가정과 업무현장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모델명 PC는 개인용 컴퓨터를 통칭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타임’은 1982년 올해의 인물로 IBM PC를 선정했다.

IBM은 2004년 중국회사 ‘레노보’에 PC사업부를 매각하면서 PC 사업을 공식 포기했다. 하지만 PC 5150이 현재 정보기술(IT) 산업에 미친 영향력은 막대하다. IBM의 단말기는 오늘날 키보드 기술의 기반이 됐으며 PC의 고밀도 조립기술과 냉각기술은 노트북 컴퓨터의 토대가 됐다. 현재 스마트폰 메모리 및 태블릿의 하드디스크도 그 뿌리는 모두 PC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