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에 탄 사람은 대게 20분 정도가 지나면 잠이 들었다. 비가 쏟아지던 날이나 찌는 듯 더웠던 날이나 ‘뉴 아우디 A8L W12(아우디 A8)’의 뒷좌석은 외부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을 선사했다. 헤드폰을 끼고 발받침에 발을 올린 뒤 비스듬히 누워서 시트의 안마까지 받으면 밖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를 것 같았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아우디 A8의 뒷자석은 그만큼 특별했다.
아우디의 최상위급 세단 모델인 A8L W12는 호화로움의 끝을 보여준다. ‘L’은 롱휠베이스임을, ‘W12’는 W자 모양의 12기통 엔진을 달고 있음을 뜻한다. 릴랙세이션 시트라고 불리는 아우디 A8의 뒷자석은 전동으로 조수석을 앞으로 밀고 발 받침대와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이 시트는 여러 가지 단계로 열선 및 통풍을 제어할 수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시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중앙 콘솔부에 테이블을 비롯하여 230V와 12V 전원 소켓이 제공되어 이동 중에도 노트북을 전원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좌석 뒷부분에는 작은 냉장고도 마련돼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냉장고가 트렁크 공간을 차지해 아우디 A8의 트렁크 크기는 510L로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아우디 A8 실내의 또 다른 특징은 실내등이다. 실내 전체를 감싸듯이 들어간 백색 발광다이오드(LED)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낼 정도다. 차체는 철보다 무게가 40%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아우디 A8의 동력성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6.3L 가솔린 직분사 12실린더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63·8kg·m를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는 4.7초가 걸린다. 연료소비효율은 유럽 기준으로 L당 8km이다. 무엇보다도 아우디 A8은 조용하고 부드럽게 나갔다. 차체가 크고 부드러워서 인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밖에 아우디 A8에서는 앞차가 서면 따라서 서고 가면 따라 움직이는 기능이 있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밤에도 최대 300m 전방을 볼 수 있는 나이트비전,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운전석과 뒷좌석에 설치된 10.2인치 평면 디스플레이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살짝만 닫아도 알아서 꽉 닫히는 문 등 최고급 안전 및 편의장치를 모두 볼 수 있다. 이를 누리기 위해서는 2억5430만 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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