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3.0시대, 이젠 기업도 사회적 문제 해결 나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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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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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여성 전무 심수옥 글로벌마케팅 실장

심수옥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실장(49·전무·사진)은 올해 초부터 해외 법인들이 각자 알아서 해왔던 사회공헌활동을 일일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발레단 지원에서 지역 학교 짓기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모두 합치면 140개가 넘었다.

하지만 일관된 메시지는 없었다. 삼성전자의 사업과도 관련이 없어 보였다. 심 실장과 마케팅실 직원들은 머리를 맞댔고, 사회공헌활동도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게 ‘어린이에게 희망을(Hope For Children)’ 캠페인. 삼성전자는 19일 이 캠페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마케팅실에서 왜 갑자기 사회공헌활동에 눈을 돌린 걸까.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본관에서 만난 심 실장은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마케팅 3.0’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요즘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며 “기업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만 27년 했는데, 최근 2년 동안의 변화가 그전 25년 동안의 변화를 뛰어넘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기업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서는 기업의 ‘더 나은 세상 만들기’ 활동과 소비자들의 참여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심 실장은 이 같은 새로운 비전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IBM을 꼽았다. IBM은 ‘더 나은 지구(smarter planet)’ 캠페인으로 영업도 하고 사회공헌활동도 한다는 것. IBM은 자사의 ‘주차 정보솔루션’이 수많은 자동차들이 빈자리를 찾아 주차장을 헤매는 데 쓰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이게 지구를 위한 것이라고 소비자에게 알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린이에게 희망을’ 캠페인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심 실장은 “삼성의 본업은 기술로 삶을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멀리 10년 이상 갈 사회공헌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 실장은 P&G 등에서 마케팅만 27년 해온 전문가. 삼성전자의 ‘첫 여성 전무’라는 타이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여성으로서 부각되는 것은 꺼려했다. 신입사원 공채 중 여성 비율이 38%에 달하는 삼성전자 여성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남녀 후배 가리지 않는다. 모든 회사 후배들에게 성공의 법칙은 단 두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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