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힘 합쳐 해외수주” 日 20개사 ‘태양전지 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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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통합 줄이어… ‘액정 동맹’도 숙적 아사히-기린 맥주 배달망 공유
日 정부 자금-정보 대대적 지원

태양전지와 중소형 액정패널 등 향후 성장성이 높은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 기업이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라이벌 관계였던 전자전기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사업 부문을 통합해 해외시장 공동 진출을 선언했다. 대지진과 엔화가치 급등으로 제조업의 탈(脫)일본 현상을 우려해온 일본 정부도 자금과 정보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 미쓰이물산 닛키 등 일본의 태양전지 관련 기업 20개사가 손을 잡고 태양광발전 시스템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 태양광발전 수주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일본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세계 태양광발전 도입량은 지난해 1662만 kW로 전년의 2.3배에 이르고 있다. 2015년에는 4390만 k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산업이다. 성장성이 높아 경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 업체들만이라도 힘을 합쳐 제 살 깎기 식 경쟁을 줄여보자는 의도다. 일본 정부도 자국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성능을 해외에 홍보하고 정부개발원조(ODA)와 국제협력은행(JBIC) 융자 등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소형 액정패널 사업에서는 도시바 소니 히타치 3사가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각사의 액정패널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공동연구 및 제조에 나섬으로써 삼성과 LG 등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겠다는 것. 이들 3개사의 중소형 액정패널 사업 통합이 실현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21.5%로 샤프(14.8%) 삼성전자(11.9%)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된다.

일본 정부도 통합회사에 2000억 엔의 출자를 약속한 상태다. 중소 액정패널은 수요량 및 가격변동이 심하고 4, 5년에 한 번씩 수백억 엔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어서 투자 부담을 관민이 분담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주도해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 맥주업계의 전통 라이벌인 아사히와 기린은 올가을부터 자국 내 배달망을 공유하기로 했다. 각각 운영해온 배달유통망을 일부 통합 운영함으로써 수송 트럭 대수를 줄이고 업무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일본 내수시장이 축소된 반면 엔화가치 급등으로 생산비용은 늘어나자 경쟁 기업이 공동대응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특히 소비유통산업에서 기업 간 연합전략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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