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 대전서 클린디젤 부품 만든다

  • 동아일보

현대-기아차 생산 물량 소화… 유럽 이외 지역으론 ‘CP4 생산라인’ 처음 건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보쉬 자동차사업부 본사에서 CP4를 생산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이 CP4라인이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대전에 들어선다. 보쉬 제공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보쉬 자동차사업부 본사에서 CP4를 생산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이 CP4라인이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대전에 들어선다. 보쉬 제공
세계적인 부품기업 보쉬가 자사(自社) 클린 디젤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CP4’ 생산라인을 대전에 건설한다. CP4는 높은 압력으로 디젤 연료를 분사해 불완전 연소를 최소화하고 연료소비효율을 높여주는 엔진 부품으로, 보쉬가 CP4 생산라인을 유럽 이외의 지역에 짓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편 삼성SDI와 보쉬가 손잡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설립한 SB리모티브는 2013년 유럽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신축한다. 보쉬는 7일부터 9일까지(현지 시간) 독일 복스베르크에서 열린 ‘보쉬 자동차사업부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 보쉬는 한국으로…

보쉬 자동차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7∼12월) 대전공장에서 CP4 라인 건설을 시작한다”며 “2013년부터 한국에서 연간 50만 대 분량의 CP4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 1월 생산을 시작한 CP4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부품이다. 보쉬는 현재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5개, 체코 이흘라바에 6개의 CP4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보쉬 측은 “CP4 1개 라인을 짓는 데 대략 300억∼400억 원의 비용이 든다”며 “향후 시장 전망에 따라 한국에서 추가 라인을 증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쉬가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다분히 현대자동차그룹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차그룹의 생산 물량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자동차의 ‘투산ix’,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R’ 등의 디젤 차량에 CP4가 탑재되는데, 현대차그룹은 연간 35만 대가량의 CP4를 보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보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CP4를 유럽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우선 1개 라인만 짓지만 현대차그룹의 생산 물량에 따라 증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유럽 지역에서 36만211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 SB리모티브는 유럽으로…

한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SB리모티브는 2013년부터 유럽에 전기 배터리 생산 공장 신설에 나선다. 2008년 삼성SDI와 보쉬가 합작해 설립한 SB리모티브는 울산에 공장이 있다.

보쉬 측은 “점차 많은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SB리모티브와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13년 유럽 공장 건설에 나서 이르면 2014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B리모티브는 BMW의 ‘i3’와 ‘액티브E’에 리튬이온 전지를, 피아트의 ‘500EV’에는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롤프 불란더 보쉬 가솔린시스템사업부 사장은 “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SB리모티브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공장이 들어설 지역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공장은 2015년까지 연간 전기차 18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할 것”이라며 “유럽 공장 역시 울산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스베르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CP4 ::

보쉬가 개발한 CP(Common Rail Pump)의 4번째 모델. 1800BAR(1BAR는 1cm² 공간을 1kg의 무게로 누르는 힘)의 압력을 가해 디젤 연료를 엔진에 분사한다. 압력이 높을수록 디젤 연료가 잘게 쪼개져 분사되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가 최소화되고, 오염물질 배출도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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