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기관장 대폭 물갈이 예고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130여명 연내 임기 만료… 김쌍수 한전 사장 연임도 불투명


올해에만 130여 명의 임기가 끝나는 정부 산하기관장들의 사의 표명이 내년 총선 시점 등과 맞물려 벌써부터 잇따르고 있다. 이이재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이 이달 초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한국전기안전공사 임인배 사장도 다음 달 사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올 9월 임기가 끝나는 유창무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조선업계 부실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내년 총선과 더불어 올해는 현 정부가 산하기관장 인사를 대규모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상당한 규모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조직개혁을 강하게 추진했던 김쌍수 한전 사장의 연임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 사장이 취임한 후 LG식 민간 경영을 이식하며 한전 조직의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했지만 정부 내 평가가 썩 좋지 않다”며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건도 대통령이 애쓴 결과이지 한전은 숟가락만 얹은 게 사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전 관계자는 “김 사장 스스로도 연임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전 안팎에선 김 사장이 취임 초기 정부와 충분한 교감 없이 조직개혁에 착수하면서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LG전자에서 추진한 ‘도요타 생산방식(TPS)’을 공공기관인 한전에도 적용하기 위해 2박 3일 극기훈련과 공개경쟁 보직제(팀장 등 간부들이 자신과 함께 일할 직원들을 직접 선정하는 인사방식) 등으로 밀어붙였지만 개혁 피로감을 호소하는 임직원들의 내부 반발에 부닥쳤다. 평소 수익성을 강조해온 김 사장의 노력과는 달리 2009년 6000억 원, 지난해 1조8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한전의 부채규모가 33조4000억 원까지 늘어난 것도 연임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김 사장의 사퇴설이 나돌면서 한전이 본사 차원에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전 감사실은 지난해 12월 처·실장과 사업소장들에게 보낸 ‘유언비어 차단 긴급 지시’ 공문에서 “최근 인사이동을 앞두고 경영진의 거취와 관련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며 “유언비어를 전파하거나 단순 문의하는 사례라도 확인될 경우 해당자는 물론이고 상급관리자까지 문책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