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27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I는 전분기보다 0.6% 감소했다. 2008년 4분기 ―0.6%를 보인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 전년 동기에 비해선 1.6%가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실질 GDI는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이 생산활동으로 모은 소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사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GDI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은 국민 전체의 실질소득이 줄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건설투자 부문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6.7%로 뒷걸음질쳤다. 이는 1998년 1분기의 ―9.1% 이후 최저치로, 최근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부진을 여실히 보여준다. 설비투자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0% 성장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투자 부진 여파로 전분기 대비로는 0.8% 감소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음식료 등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부진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나 전분기보다 0.5% 증가했고, 전년 동기보다는 3.0% 늘어났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자동차 등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3.3%,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8% 각각 증가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을 보면 농림어업은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구제역 여파로 축산업이 크게 위축돼 전분기보다 5.1% 감소했고, 전년 동기보다는 무려 9.2%나 줄었다. 하지만 제조업은 전기 전자기기, 철강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전분기 대비 3.2%, 전년 동기 대비 9.9% 각각 성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주도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 지출이 조기에 집행되지 않으면서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상태”라며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구매력은 약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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