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막차 탈까?’… 개미들 투자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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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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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지금이라도 막차를 타려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대형주 등 일부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주로 중소형주에 베팅을 한 개인투자자들 중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이가 적지 않다.

21일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00 선을 돌파하는 등 전날보다 28.63포인트(1.32%) 오른 2,198.54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인텔에 이어 애플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자 외국인이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으로 8800억 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080원 선이 깨졌다가 1.90원 떨어진 108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가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사 객장에는 투자자금을 싸들고 와서 투자종목을 골라 달라는 ‘큰손’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개포지점 서지형 차장은 “최근 상호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낭패를 본 한 고객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은행권마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차라리 주식투자를 하는 게 낫다’면서 자문형랩에 자금을 맡겼다”고 귀띔했다. 대신증권 청담지점의 한 직원은 “시장 상승을 견인하는 종목은 일부에 그쳐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 종목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19일 현재 17조4315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의 14조 원 수준보다 3조 원 이상 늘었다. 고객예탁금에서 개인들의 순매수를 더하고 신용거래와 미수금을 뺀 실질 고객예탁금도 급증세다. 이달 들어 9조∼10조 원대에 머무르던 실질고객예탁금은 19일 현재 11조3101억 원에 이르렀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융자잔액도 6조6081억 원으로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2007년 코스피가 2,000 선을 넘어섰을 때처럼 직접투자나 펀드투자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사 영업직원들의 설명이다.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등 특정 상품을 골라서 문의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 특히 큰손들은 자금을 더 들고 오는 반면에 지수 상승에 소외된 소액투자자들은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심재훈 우리투자증권 목동WMC지점 대리는 “랩 투자에 관심이 있는 거액자산가들의 문의는 많은 편이지만 소액투자자들은 펀드 환매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증권사 영업직원들도 거액자산가 관리를 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실적이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며 “상승장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증권사 직원도 많다”고 전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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