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버티다… 금호타이어 “문제없다 → 죄송” 中서 리콜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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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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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산업부 기자
김현지 산업부 기자
중국 승용차 타이어시장 점유율 1위인 금호타이어는 최근 ‘타이어가 불량’이라는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라 접수됐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많이 팔리기 때문에 그만큼 불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1일 오후 중국중앙(CC)TV 고발 프로그램인 ‘소비주장’에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장인 이한섭 부사장이 출연했다. 그는 “톈진(天津)공장에서 작업 규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사실과 공장 경영진, 관리 감독자의 직무 수행이 소홀했던 점을 확인했다”며 사과했다. 이에 앞서 CCTV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금호타이어 중국공장 제품이 재활용고무를 허용치보다 많이 사용해 제품에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타이어가 갈라졌다, 부풀어 오른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있던 차에 톈진공장에서 내부고발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배합비율은 중량기준으로 따져야 하는데 원료 수량을 단순 비교해 오류가 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일주일도 안 돼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자체 조사 결과 일부 제품이 규정을 어긴 채 제조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금호타이어의 ‘리콜’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부인하기에 앞서 조사를 하는 것이 수순인데 ‘아니다’라며 발뺌부터 하다 문제가 더 커진 셈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장 담당자의 얘기만 믿고 해명 자료가 나갔다”고 말했다. 만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해도 이렇게 대응했을까.

리콜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당장은 손실이 생기더라도 적극적으로 잘해내면 고객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치명상을 입는다.

중국은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이 목숨을 걸고 경쟁하는 거대 시장이다. 한국을 무섭게 따라오는 중국 기업도 줄을 서 있다. 금호타이어가 1위 업체인 만큼 견제가 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견제를 이겨내는 것도 경쟁력이다. 금호타이어가 초기 대응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악화된 여론을 빨리 수습하기를 기대한다.

김현지 산업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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