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맞춤형 복지’로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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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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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 사원엔 한달 휴가… 신참엔 생일파티 지원

유연삼 현대백화점 영패션의류팀장은 6월 미국으로 떠날 휴가 생각에 요즘 업무시간에 미소 짓는 일이 많아졌다. 한 달에 이르는 휴가 동안 그는 5년 전부터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 승연 양(19)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딸이 입학할 대학 캠퍼스도 둘러볼 계획이다. 유 팀장은 “남은 20여 일은 미국에서 가족여행을 할 예정”이라며 “거의 10년 만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라 몹시 설렌다”고 말했다.

그가 한 달이나 휴가를 쓸 수 있는 것은 올해 현대백화점이 도입한 ‘리프레시 프로그램’ 덕분이다. 현대백화점은 ‘리프레시 휴가제’라는 이름으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전 직원을 매년 200∼300명씩 미국 일본 등으로 단기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사내 복지제도를 운영했다. 이를 대폭 보완한 ‘리프레시 프로그램’은 일괄적인 해외연수 대신 직원의 직급, 나이 등에 맞게 복지 혜택을 세분하고 선택권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입사 15∼20년차 팀장들은 유 팀장처럼 한 달 동안 안식월 휴가를 쓸 수 있게 했다. 그 덕분에 전국일주 도보여행이나 연로한 부모와 함께 미국에 있는 동생 집을 다녀오는 등 일주일 남짓한 여름휴가 때는 엄두도 못 낼 계획을 짜게 됐다. 올해 안식월 휴가를 사용했거나 사용 예정인 팀장급 직원은 15명. 다만,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나머지 팀장급 직원 80여 명은 순차적으로 휴가를 쓰게 할 예정이다.

자녀들이 어린 과장, 차장급 직원은 주말 가족농장 체험이나 자녀의 깜짝 생일파티 등에 필요한 비용을 30만∼4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직원이 사용처를 정하면 회사가 비용을 대는 방식이다. 배우자와의 결혼 10주년 여행이나 효도잔치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백화점 직원과 시설도 지원한다.

지난달 27일 노모에게 ‘사랑한다, 건강하시라’란 내용의 영상편지를 상영하고 깜짝 파티를 열어 준 곽창환 무역센터점 지원팀 차장의 경우 백화점 직원들이 영상편지 제작을 도왔다.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사원과 대리는 조리사, 바리스타 등 각종 자격증 취득 비용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

리프레시 프로그램 등 맞춤형 복지제도 강화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사진)의 뜻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창사 40주년을 맞는 올해 정 회장이 그룹의 인적 경쟁력을 높일 창의적인 방안을 주문했다”며 “리프레시 프로그램도 직원들에 대한 최고의 대우를 통해 직원과 기업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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