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日 전력생산량 12% 차질… 정상화에 1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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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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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철강 위축, 韓-中산업 후폭풍 우려
폭락 日증시는 급반등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인한 전력생산 차질로 일본 산업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전력 생산량은 15만1969MW(메가와트)로 이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전력생산 비중은 32.2%에 이른다. 현재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가동을 중단했거나 검사 중인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을 포함해 7곳으로 이들이 생산해온 전력은 1만8387MW다. 일본 전체 전력생산량의 12.1%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는 원전이 정상화되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전력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07년 니가타 지진 당시 가동을 중단한 가시와자키 원전은 완전 복구까지 1년 10개월이 걸렸다. 후쿠시마 원전은 일부 원자로의 격납용기 파손으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복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진 피해가 집중된 도호쿠 지방의 정유, 철강 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나 전자산업 등 일본의 다른 주력 산업들도 정전사태로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전력 가운데 절반 이상을 소모하는 기계(31%)와 철강(26%) 산업에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진 피해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경제의 전망도 산업생산 차질이 심각해지면 암울한 전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에서 막대한 양의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산업생산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본 노무라증권 기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한신 대지진 때는 정부의 재건사업으로 단기간에 회복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 경제는 3분기, 더 길어지면 4분기에나 저점을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이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원전 가동 중단에 따라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15일(현지 시간) 천연가스 4월물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2.7센트 오른 BTU(1BTU는 252cal)당 3.941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산업생산 감소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97.18달러로 4.01달러(4.0%) 떨어져 2월 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 이틀간 폭락하며 시가총액 51조 엔(약 700조 원)을 날려 버렸던 일본 증시는 16일 급등세로 돌아서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8.57엔(5.68%) 오른 9,093.72로 마감해 하루 만에 9,000 선을 회복했다. 일본 증시의 회복세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 증시도 일제히 반등해 전날 장중 한때 1,900 선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단숨에 34.05포인트(1.77%) 오른 1,957.97로 마감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 이상 급등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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