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아이디어, 돈 되면 돈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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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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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 사내 제안제도, 안팎서 화제

《 주식투자를 연상케 하는 현대하이스코의 사내 제안제도 ‘하이플러스’ 시스템이 현대자동차그룹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도입한 이 제도는 원가혁신이나 기업문화 등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직원들이 사내 시스템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그걸 본 다른 직원들이 될성부른 제안에 각자 지급받은 사이버머니를 투자하는 것. 주식시장과 흡사한 ‘아이디어 시장’을 만들고 거기서 동료들의 평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망한 제안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안이 갈리게 한 것이다. 》
특정 아이디어에 7명 이상의 투자자가 모이고, 총 사이버머니 투자액이 200만 원을 넘어서면 제안자는 투자총액의 5%에 해당하는 돈을 받고,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돈의 20%를 배당금으로 받는다. 이 사이버머니는 30 대 1의 비율로 현대홈쇼핑 H몰의 포인트로 교환해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사이버머니는 6개월마다 300만 원씩 지급되지만 바로 현금화하지는 못한다. 반드시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남의 아이디어에 투자해 거둔 수익금만 H몰 포인트로 바꿀 수 있다. 회사 측은 사내 제안을 받는 시스템의 외형도 주식투자 사이트와 비슷하게 꾸며 자신의 투자금액이나 투자종목, 현재 유망한 아이디어 등을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1일 현대하이스코에 따르면 이 제도는 도입한 지 4개월 만에 전체 직원 약 1200명 중 750명가량이 실제 현금 기준으로 1800만 원에 해당하는 배당을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 전체 배당액은 실제 현금 기준으로 약 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막연하게 애사심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포상을 주고, 직장인에게 익숙한 주식투자 개념을 적용한 것이 적극적인 참여와 동기 유발을 끌어낸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 예로 얼마 전에는 공장 설비에 묻은 윤활유를 닦아내고 바로 버리는 면 헝겊을 합성수지가 섞인 값싼 천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하이플러스에서 ‘유망주’로 거래된 끝에 실전에 적용됐다. 회사 측은 이 아이디어로 연 700만 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하이플러스 수익금과 별도로 2006년부터 직원이 낸 아이디어가 생산이나 경영현장에 적용되면 연간 경제적 효과를 측정해 1∼4%에 해당하는 포상금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포상금 비율을 최대 8%로 높일 계획”이라며 “2006년부터 지급한 포상금 액수를 모두 합하면 15억 원이 넘으며 포상금을 1000만 원 이상 받은 사람도 19명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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