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2000고지 컴백 했지만… ‘셀 코리아’ 여전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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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외국인투자가들이 닷새 만에 ‘사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가 2,000 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외국인들의 ‘셀(sell) 코리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지난해 ‘바이(buy) 코리아’에 나서며 상승세를 이끌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무려 2조4000억 원 이상을 순수하게 팔아치우며 코스피 급락세를 주도하자 매도세가 언제쯤 수그러들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분간 누그러지기 힘든 만큼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1,900 선 초반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단기성 자금 위주로 빠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외국인의 본격적인 이탈로 해석하기는 어렵고, 향후 투자전략도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워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 많다.

○ 해외 뮤추얼펀드도 3주째 이탈

연초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인도와 동남아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한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10일까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약 16억 달러. 같은 기간 대만 증시(7억140만 달러)와 태국(2억1200만 달러), 인도(8860만 달러)에서 순매도한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다. 한국에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의 이탈도 3주째 계속되며 약 72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연간 단위로 계산해도 외국인은 올해 2조 원 이상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올 들어 11일까지 열흘 동안만 순매수를 보였고 나머지는 순매도로 일관했다. 특히 8일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나흘간 2조3000억 원가량을 내다팔며 코스피를 10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다. 10일엔 1조 원이 넘는 매물 폭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14일에는 닷새 만에 330억 원 이상을 순수하게 사들이면서 1,970대로 떨어진 코스피를 2,014까지 끌어올렸다.

○ “매도 있더라도 주식 보유할 시점”

경기 회복이 빨랐던 신흥국이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성장’보다는 ‘긴축’에 무게를 두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유동성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증시에는 악재다.

우리투자증권은 2000년 이후 외국인이 하루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한 사례를 분석해 “2007년을 제외하고 모두 중기 조정 국면이 진행됐으며 코스피가 평균 5% 추가 하락했다”며 “이번에도 중기 조정 국면에 들어서 1,900 선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과거 선진국 대비 신흥국 시장의 상대적인 강도가 약화된 사례를 분석해 “외국인이 추가로 2조7000억 원 정도를 매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축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매매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하며 한국 주식을 마구 팔아치우는 ‘셀 코리아’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100 이상 오른 부담감에 따라 주가 차익과 환 차익을 노린 단기 자금이 주로 빠져나갔다”며 “한국 기업의 올해 예상 이익을 감안하면 주가가 다시 매력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여건 측면에서 신흥국이 아직 우위에 있고 긴축 속도도 빠르지 않다”며 “국내 수급이 높아지고 있어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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