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주택임대회사 레오팔레스21과 국내 대형 건설업체 GS건설이 국내 주택임대차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은 한국 월세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몇 년간 부동산 전문가들과 실수요자들은 주택 매입보다는 임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주택 매매가격 폭등이라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경험에도 외국의 대형 임대회사가 국내 월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와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임대차시장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한국 부동산시장 일본 닮아간다
국내 임대차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보증금을 적게 내고 월세를 더 내는 경우가 많다. 13일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주택 매매수요가 줄어든 최근 2, 3년간 서울 아파트의 월세보증금 대비 월세 비중은 늘어나고 월세보증금을 전세금으로 나눈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은 9월 기준으로 2008년 2.47%, 2009년 2.53%, 2010년 2.55%로 늘어났다. 반면 월세보증금을 전세금으로 나눈 비율은 같은 기간에 29.0%, 27.9%, 27.0%로 줄었다. 이는 월세보증금보다 월세금액 비중이 커지고 보증금을 줄인 만큼 월세를 더 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오피스 임대시장은 이미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었다”며 “주택 임대시장도 같은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이 1990년대 초 거품 붕괴 이후의 일본 부동산시장과 비슷해 임대사업이 유망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거품 붕괴 이후 부동산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단카이(團塊)세대의 소득이 줄어들자 기업형 임대회사들이 본격 등장했다. 이들은 집주인에게서 넘겨받은 낡은 목조주택을 헐고 임대주택을 세운 뒤 관리하는 영업에 나섰다. 건설시장의 성장성 한계에 맞닥뜨린 일본 대형 건설사들도 매출의 40% 정도를 임대사업에서 거둔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레오팔레스21 외에 일본 대형 임대회사가 2, 3년 전 한국 진출을 검토했다가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레오팔레스21이 한국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이제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에 기업형 임대회사가 본격적으로 영업하면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차 시장의 수준이 한 계단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개인이 기존 주택을 매입해 빌려주는 형태가 많았지만 기업형 임대회사들은 건설임대, 매입임대, 위탁임대 등 다양한 유형의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 ○ 도시형생활주택은 새로운 금맥(金脈)
대표적인 월세주택인 도시형생활주택은 4가구당 1대꼴로 주차장을 확보하면 된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이 1가구에 1대꼴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에 아주 유리하다. 또 도시형생활주택은 6개월∼1년이면 1개동을 지을 수 있어 초기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는 이점도 따른다.
국내 대형 건설사인 GS건설과 중소업체인 한미파슨스, 수목건축 등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용지 개발에서 보유, 임대까지 모든 절차를 맡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파트보다 도시형생활주택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보다는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에 주목 ▼
자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건설업체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대체할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제2금융권에서 확보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PF를 통한 자금 조달은 금융회사가 공사를 하는 건설사에 지급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
한미파슨스는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CM-신탁형건축자금지원대출’ 상품을 만들었다. 이 상품을 통해 총 2000억 원의 대출금을 조달해 토지 소유주에게 지원할 수
있다. 중소 규모의 건물을 짓는 도중에 자금난에 빠져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 이인덕 한미파슨스
이사는 “새로운 자금조달 기법은 공사에 착수한 건물은 무조건 준공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자금 대출부터 시공까지의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도시형생활주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목건축도 신라저축은행과 MOU를 체결해 건축주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100%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수목건축은 건축주와 금융회사에 사업성 검토를 해주는
것을 비롯해 낮은 금리의 자금 조달 방법까지 원스톱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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