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Special Report]향후 10년 주도할 5대 마케팅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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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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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유혹의 마케팅 끝났다… 미래고객, 행복감을 원한다

《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창간 3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주도할 다섯 가지 마케팅 키워드’를 선정했다. 교수와 컨설턴트 등 전문가 토론에 이어 기업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객 중심, 창조적 혁신, 불확실성, 윤리성, 소셜미디어 등 다섯 가지 키워드가 미래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뽑혔다. 고객 중심과 창조적 혁신은 기업 내부 역량 요인으로, 불확실성과 윤리성은 외부 환경 요인으로 각각 선정됐다. 또 소셜미디어는 외부 환경 변화와 내부 역량 결집 간 핵심적 교량(bridge) 요인으로 톱5에 올랐다. 》
글로벌 초경쟁 환경하에서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환경의 본질을 간파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야 한다. 차세대 마케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5개 키워드의 명확한 분석을 통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DBR가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및 안상호 마케팅인텔라이트 대표와 공동 분석한 다섯 가지 키워드별 대응 전략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기사 원문은 DBR 창간 3주년 기념호(2011년 2월 1일자)에 실려있다.

○ 고객 중심(Customer Orientation)


그동안 상당수 기업이 고객 중심을 외치며 많은 일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고객 만족, 고객 감동을 회사 슬로건에 넣고 광고나 홍보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이 고객을 최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의 유명 대사를 빌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차세대 마케팅에서는 고객 중심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고객의 머릿속에서만 고객 중심이 느껴져서는 안 된다. 이는 오래가지 않고 실제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따라서 차세대 마케팅의 초점은 ‘인지적 만족’에서 ‘감정적 행복’ 추구로 바뀌어야 한다. 여 교수는 “한 설문조사 결과 경쟁사로 이탈한 고객의 70%는 과거 회사 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만족한다고 답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겉으로 만족한다고 표현하고는 실제 행동을 달리 하는 게 소비자이기 때문에 인지적 만족만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 교수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면 행복감을 선사해야 한다”며 “순진함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마케팅, 오감을 통해 즐거움을 전달하는 마케팅,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 내면 깊숙이 감춰진 감정을 건드려야 행복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는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내 물건을 사도록 ‘유혹’하고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 같은 설득·유혹형 마케팅이 반짝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마케팅 효과의 지속 기간은 갈수록 짧아진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낚이는 느낌(유혹이나 설득에 넘어간 느낌)’을 싫어한다.

이제 고객들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기업과 브랜드, 판매원, 광고, 제품, 서비스에 목말라 하고 있다. 나이키는 과거 각종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나이키 타운’을 만들면서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 나이키는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란 슬로건을 앞세워 도전정신을 강조했지만 정작 나이키 타운에서는 상업적 이익에만 치중하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만약 진정성을 갖고 고객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기 위해 호쾌한 덩크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 등을 만들었다면 고객의 반응은 달라졌을 것이다.

물질적 혜택뿐 아니라 고객의 정신까지 치유해 주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결혼 및 출산 기피 등의 풍조로 소비자들은 정신적 외로움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바로 내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이 ‘정신적 돌봄(mental caring)’이란 차원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차세대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창조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창조적 혁신을 적용하는 영역이 마케팅의 기본인 ‘4P’ 전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여 교수는 “마케팅에서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대개 광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만 집중하는데 이는 4P에서 판매촉진(promotion) 한 개 영역에만 집중하는 꼴”이라며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경로(place) 등 4P의 나머지 영역으로도 혁신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품에서의 창조적 혁신은 제품 용기나 패키지 등 외관 변화와 제품 고유 콘셉트에서의 변화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건강에 좋으니 많이 먹으라고 강조하던 흰 우유 시장에 ‘맛’ ‘두뇌발달’ ‘제조일자 표기’ 등 새로운 속성을 부각한 것은 제품 콘셉트 측면의 혁신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낸 사례다.

가격에서도 창조적 혁신을 접목시킬 수 있다. 최근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가격 끝수가 ‘9’이면(예: 990원, 1990원, 14만9900원) 사람들이 ‘마케팅 숫자(마케팅 설득에 사용하는 숫자)’로 인식하면서 거부감을 표출한다고 한다. 하지만 끝수를 다른 숫자로 바꾸니(예: 950원, 1950원, 14만9500원) 거부반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눈이 즐거운 소리’ ‘귀가 즐거운 촉감’ ‘혀가 즐거운 향기’ 등 두세 가지의 감각 자극을 조합하는 ‘공감각 자극 마케팅’에도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각 디스펜서(dispenser)를 달아놓은 TV를 생각해 보자. 늦은 밤 출출한 시간에 라면 광고가 나올 때 라면 냄새도 함께 내보낸다면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 이종(異種) 영역 간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형 혁신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 불확실성(Uncertainty)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은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 브랜드, 제품 포트폴리오상의 복잡성을 최소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불확실성과 비효율성을 차단해야 한다.

조기 감지, 명민한 대응, 객관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으로 유연한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안상훈 대표는 “조기감지 시스템은 위험이 닥쳤을 때 피동적으로 대응하는 조기경보 시스템과 달리 주도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또 “제품 수요, 가격, 유통망 배분 등의 변화가 마케팅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시뮬레이션 체계는 불확실성에 명민하게 대처하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 소비자는 기업 진정성 담긴 서비스에 목마르다 ▼

○ 윤리성(Ethics)

21세기 현대사회는 기업에 윤리적 가치를 요구한다. 아웃도어 신발 및 의류업체인 팀버랜드는 친환경 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원료, 소재, 제조 공정 모두 친환경적으로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모든 제품에 제작 장소, 제작 방식, 환경에 미치는 영향, 직원들의 자원봉사 시간 등이 표기돼 있는 성분표 라벨을 부착해 고객이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게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런 활동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팀버랜드는 수익이 악화되는 곤란한 시기에도 변함없이 이를 진행해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깊은 신뢰와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의 공익적 활동도 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미국의 탐스슈즈는 자사의 신발을 한 켤레 사면 저개발국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마케팅 캠페인으로 크게 성공했다. 다만 공익 마케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다음 두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대의명분 마케팅에는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이 수반돼야 한다. 탐스슈즈의 제품은 콘셉트와 디자인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제품에 공익적 명분을 덧칠해 판매를 강요하려는 생각은 고객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 공익적 대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진정성에 기반을 둔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탐스슈즈 디자인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접한 전통신발 알파르가타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 그가 빈민가의 어린이들이 맨발로 뛰어노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는 이야기 등이 고객의 관심과 공감을 유발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 소셜미디어(Social Media)

페이스북, 트위터 등 현재의 소셜미디어 붐은 정보의 ‘생성-유통-소비’ 구조를 지배하는 권력의 헤게모니가 소수 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에서 일반 대중에게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이 이런 트렌드를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우선 소셜미디어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기술적 이용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마케팅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고양시키는 내적 혁신 역시 필요하다. 물론 모든 것을 다 갖춘 상태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마케팅 개선 방안이 여럿 있다.

우선 P&G의 개방형 연구개발(R&D) 네트워크인 이노센티브처럼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차별적 가격 전략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그루폰을 필두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가격 차별화의 좋은 예다.

유통망 및 고객 접점 강화에도 소셜미디어는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델이 트위터에 델아웃렛을 개설해 특판 제품을 판매한 사례가 있다. 피자헛은 100만 명의 팬을 보유한 페이스북에 피자 주문 기능을 추가했다. 기업은 이런 방법으로 기존 유통망의 경쟁력을 우회적으로 강화하거나 직접적인 판로를 개설할 수 있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4호(2011년 2월 1일자·창간 3주년 기념호)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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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만족도 높여야 외부고객 만족시킨다

▼ Special Report


“관료적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상사에게는 얼굴을, 고객에게는 엉덩이를 내밀게 된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관료적 조직에 대해 이같이 일갈했다. 관료적 조직에서 직원들은 고객보다 상사를 훨씬 더 신경 쓰게 된다는 의미다. 예측 가능성이 높았던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기계-관료제 모델(machine bureaucracy model)이 효율적 경영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점차 효력을 잃게 됐다. 이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일선 현장 직원부터 중간관리자와 최고경영자들은 자신의 시선을 고객이 있는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은 ‘외부 고객 만족은 내부 고객 만족으로부터’라는 모토를 내걸고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인사 및 조직 관리 방안을 소개한다.



SNS 통한 마케팅 효과 극대화하려면…

▼ SNS Marketing


트위터의 파급력은 트위터 글을 언제 올리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이 트위터에 남긴 글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해당 트윗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팔로어에게 리트윗을 해줘야 한다. 여기서 리트윗은 트위터의 이용 시간과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나 트위터를 할 수 있는데 이용시간이 뭐 그리 대수냐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조사 결과 사람들이 리트윗을 많이 하는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9시, 오후 11시∼오전 1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수신 트윗을 확인한 뒤 곧바로 리트윗을 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대신 점심시간 전후에 집중적으로 리트윗을 하거나 오후 일과를 마친 저녁이나 심야에 주로 리트윗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트위터 메시지 확산 패턴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트위터로 메시지를 더 폭넓게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혁신에 대한 오해와 통념… ‘신화의 틀’을 깨라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많은 사람들은 찰나의 깨달음이 혁신을 낳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목욕하다 깨달음을 얻은 아르키메데스와 사과나무 아래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낸 뉴턴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실제로 혁신은 5%의 영감과 95%의 땀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더 많다. 혁신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서부터 성공적인 상업화에 이르는 일련의 활동이 연결된 하나의 사슬이라고 생각해보자. 가장 시간 소비가 많은 곳은 떠올린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전체 사슬의 끝단에 위치해 있다. 또 문제가 발생하는 곳도 사슬을 구성하는 여러 단계 중 뒤편에 위치한다. 현명한 기업은 혁신 가치 사슬 가운데 자사가 어느 지점에서 취약한지 잘 파악하고 있고, 강점을 강화하려는 노력보다 약점을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혁신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통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혁신 활동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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